얼마 전 눈 내리는 날 한 가족이 지나가는 것을 봤습니다. 가족들의 대화를 슬쩍 들어보니 모처럼 가족이 모여 외식을 한 듯싶었습니다. 키 작은 막내가 “아빠와 함께 먹은 짜장면과 만두가 최고 맛있어요”라고 노래를 부를 듯 말했습니다. 그러자 아빠가 “정말, 아빠도 우리 아들이랑 짜장면 먹으니까 단무지도 되게 맛있더라”라고 말했고요. 그 말에 가족들의 웃음소리가 종소리처럼 울려 퍼졌습니다.
그 때 살짝 내리는 눈이 펑펑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였습니다. 가족 중 아빠가 제일 먼저 걷고 그 다음 엄마, 딸, 아들 순서대로 아빠의 발자국을 따라 걸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니 저의 어린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저도 어릴 적 외할머니 댁에 가는 길에 갑자기 눈이 내려 발목까지 푹푹 빠질 정도였습니다. 힘든 누나와 저를 위해 아빠의 발자국을 따라 엄마, 누나, 나 이렇게 순서대로 걸었지요. 그래서 아빠는 발목까지 젖었지만 우리는 멀쩡했지요.
▶김경구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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