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에는 고리를 두른 행성들이 있다.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이 그것.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 연구팀이 “2000만 년 뒤 ‘화성’도 고리를 가지게 될 것”이란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화성의 두 위성(행성 주위를 도는 천체) 중 하나인 ‘포보스’가 화성의 중력(물체를 잡아당기는 힘)을 받는 정도가 점점 커져 화성 쪽으로 끌어당겨지다가 끝내 부서져 그 조각들이 중력에 의해 화성 주위를 돌며 고리가 된다는 것이다.

 

어떻게 위성이 부서져 고리가 되는 걸까? 지구의 위성인 ‘달’도 부서져 지구의 고리가 될 수 있을까?

 

 

화성-포보스 가까워져 ‘쾅’

 

 

약 45억 년 전 지구(왼쪽)와 테이아가 충돌했을 당시를 그린 상상도. 포브스

목성, 토성 같은 행성 주위에 빙글빙글 도는 띠를 ‘고리’라고 한다. 이 띠는 멀리서 보면 매끈한 반지처럼 보이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잘게 부서진 조각들의 집합.

 

행성에 고리가 생기는 원인을 과학계에선 세 가지로 본다. △태양계가 처음 만들어질 때 생긴 먼지 부스러기가 합쳐진 것 △행성에 혜성·소행성이 부딪치며 생긴 조각들이 모인 것 △위성이 행성과 가까워지는 과정에서 부서지고 그 조각들이 모인 것. 연구팀에 따르면 화성의 고리가 만들어지는 방식은 마지막 경우에 해당된다.

 

행성과 위성이 일정 간격을 두고 움직이는 건 끌어당기는 힘(중력)과 밀어내는 힘(저항력)이 서로 균형을 이루기 때문.

 

연구팀에 따르면 화성과 포보스는 서로 떨어진 간격(약 6000km)이 비교적 가까워 포보스가 화성 대기의 압력을 조금씩 받고 있는 상황. 이로 인해 화성과 포보스 간의 힘의 균형이 점차 깨지면서 포보스는 화성의 중력을 점차 강하게 받게 되고, 결국엔 화성 쪽으로 끌려들어가 화성 중력에 의해 산산조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력의 힘이 불균형하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포보스가 으스러지는 것.

 

 

지구-달 사이 점점 멀어져

 

지구의 위성인 ‘달’도 언젠가 지구 쪽으로 끌어당겨지면서 부서져 지구의 고리가 되지 않을까?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 많은 과학자의 의견. 지구와 달의 간격은 약 38만3000km로 멀다. 달이 지구의 대기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적어 이로 인해 두 천체 간의 힘의 균형이 깨질 가능성도 적다.

 

그 대신 지구의 중력과 달의 중력이 가진 영향 때문에 오히려 간격이 멀어질 가능성이 높다.

 

달의 중력은 지구에 영향을 미쳐 바다에 썰물과 밀물이 일어나게 한다. 썰물과 밀물의 차이로 인해 인력(물체끼리 서로 끌어당기는 힘)이 발생된다. 이 힘은 달에 전달돼 달이 지구를 공전(한 천체가 다른 천체 주위를 주기적으로 도는 일)하는 속도를 더 빠르게 만들고 이로 인해 달의 공전궤도는 점점 커지게 된다.

 

공을 매단 고무줄을 빙빙 돌릴 때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여기서 공은 달, 고무줄은 지구의 중력. 고무줄을 더 빠르고 강하게 돌릴수록 고무줄이 늘어나 공은 더 큰 궤도를 그리며 돌게 된다.

 

 

지구에도 고리가 있었다?

 

한편 과학계에서는 ‘과거 지구에도 고리가 있었다’는 가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 가설에 따르면 지구는 45억 년 전 ‘테이아’라는 거대한 행성과 부딪쳤다. 이 충돌로 지구는 부서졌고, 그 조각들이 지구 주변을 도는 고리가 되었다. 오랜 시간이 흘러 조각들이 하나로 뭉쳐져 ‘달’이 되었다는 것. 이 가설은 ‘지구와 달의 토양 성분이 같은 이유’를 뒷받침하고 있다.

 

▶공혜림 기자 hlgong37@donga.com

 

도움말= 윤석진 연세대 천문우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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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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