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밥 먹을 때가 되면 배에서 ‘꼬르륵’ 하고 소리가 나요. 이런 소리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또 ‘속 쓰림’과 ‘배고픔’은 다른 가요?

 

공복감 즉, 배고픔은 피 속에 있는 포도당의 농도에 따라 생깁니다. 식사를 못했거나 다음 식사를 할 때가 되면 피 속의 포도당 농도가 떨어져서 그 정보가 뇌의 시상하부로 전해지게 됩니다. 뇌의 시상하부는 신경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통합해 △음식 섭취 △육체적 활동 △기본적인 에너지 소비 등에 관한 항상성(생명 현상이 제대로 일어나게끔 몸이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려는 성질)을 조절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시상하부에서는 자율신경계의 한 부분인 부교감 신경을 통해 위, 장과 같은 소화기관이 운동하도록 만듭니다. 속이 비어있는 경우에는 위에는 음식물이 없고 공기만 차 있기 때문에 위가 쪼그라들면서 일부 위액과 공기를 소장으로 보내게 됩니다.

 

이때 ‘꼬르륵’ 소리가 나게 됩니다. 음식물이 없으면 빈 공간이 크기 때문에 소리의 울림이 커져 평소 나던 소리가 더 크게 나는 것이지요. 따라서 배에서 나는 ‘꼬르륵’ 소리는 장 속에 음식물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 있을 때 나는 건강한 장의 소리라 생각하면 됩니다. 밥을 먹고 난 다음 일어나는 장운동은 장이 음식으로 차 있기 때문에 거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이지요.

 

 

변비·설사 때문에 나기도

 

그런데 배가 비어있지 않는데도 배에서 소리가 나는 것은 변비나 설사가 원인입니다. 장의 운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서 가스나 음식 찌꺼기가 차게 되었다가 갑자기 이동을 하면 소리가 나게 됩니다. 그 외에도 청진기로 들었을 때 장음이 심하게 크거나 소리의 빈도가 증가하면 장에 염증이 생기거나 막히거나 복막염(내장을 싸는 얇은 막에 생긴 염증)이 생긴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시상하부에는 배고픔과 포만감(배부른 기분)을 조절하는 화학 물질이 분비됩니다. 렙틴(Leptin)은 포만감과 충족감을 느끼게 하는 반면 그렐린(Ghrelin)은 음식 앞에서 침을 흘리며 배불리 먹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킵니다. 그렐린 수치는 식사 직전에 최고로 높아지며, 식사 1시간 뒤엔 최저 수준으로 떨어집니다. 에너지가 충분할 땐 분비가 줄어들고, 필요할 땐 음식 먹는 양을 늘려 에너지를 채워주는 역할을 합니다. 밤이 되면 성장 촉진 활동까지 겸하고, 음식을 먹을 때 행복한 감정을 느끼게 만드는 역할도 합니다.

 

 

속 쓰림은 통증, 배고픔과 달라

 

속 쓰림이란 식도, 위, 십이지장 등 소화기관이 자극 받았을 때 나타나는 증상으로 쓰리면서도 타는 듯하고 배가 고픈 것 같이 느껴지기도 하며 통증이 느껴지는 것을 말합니다. 배고플 때 속 쓰림을 느끼는 사람이 많아서, 대개 배가 고프면 ‘속이 쓰리다’고 생각하는데 이것은 잘못 알고 있는 것입니다.

 

정상적으로는 배가 비어있을 때 속이 쓰리지 않습니다. 속 쓰림이 있다면 분명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이지요. 위와 장의 점막이 손상되어 있으면 더 쓰릴 수 있습니다. 음식물을 소화시키는데 필요한 위산이 손상된 부위에 닿게 되면 이런 증상이 생깁니다. 위에서만 생기지는 않고 위산이 역류(거슬러 올라감)하는 증상이 있으면 식도 쪽에서도 쓰린 느낌이 있게 됩니다.

 

검사를 했을 때 정상인 경우에도 속 쓰림이 있다면 이것을 ‘신경성 위염’이라고도 합니다. 위장의 정상적인 운동기능에 이상이 생겨 나타나는 증세로, 스트레스나 과로가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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