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나 동물이나 모두 혀로 느끼는 맛에 여러 후각 신호들이 더해지면서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후각과 미각이 함께 제 기능을 다할 때 정확하게 각 음식의 맛을 느낄 수가 있는 것이지요. 우리가 입안에서 느껴지는 음식의 맛은 약 70∼80%가 후각에 의존합니다.

4가지 맛 느끼는 ‘미뢰’

보통 맛은 혀로 느낀다고 합니다. 혀에 있는 도돌도돌하게 생긴 미뢰에 △단맛 △짠맛 △쓴맛 △신맛을 느끼는 수용체가 있어 맛을 느끼는 것입니다. 미뢰는 혀뿐만 아니라 식도 변두리, 후두 덮개, 입천장, 인두 및 후두 등에도 있습니다. 이런 맛에 대한 정보는 뇌신경을 타고 뇌로 가게 되지요.

혀로만 맛을 느끼게 되면 앞의 네 가지 맛만 약간 느껴지고 음식 고유의 향과 맛은 알기 어려울 것입니다. 코의 앞쪽인 비강을 통해서는 외부의 냄새를 주로 감지하고, 코의 뒤쪽인 인두강을 통해서는 주로 입안의 냄새를 감지합니다. 후각을 자극하는 물질은 코 내부의 후각상피(코 속 윗부분에 점액으로 덮인 세포층)와 접촉하는데, 후각상피에는 수많은 후각 감각 세포가 들어 있습니다. 이 세포들이 감지한 후각 신호는 신경으로 뇌로 전달됩니다.

이렇게 음식을 먹을 때 느끼는 맛은 미각과 후각에 주로 의존해 이뤄집니다. 여기에 시각, 촉각, 청각 같은 다른 감각자극들이 종합적으로 작용해 판단을 하게 되는 것이지요. 따라서 후각에 이상이 있을 경우 맛을 잘 못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하겠습니다. 가장 쉬운 예로 코를 막고 음식을 먹어보면 맛을 잘 못 느낀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콧물이 냄새 막아

냄새가 잘 맡아지지 않는 증상의 가장 큰 원인은 코 질환입니다. 코 막힘을 일으키는 비염, 축농증 등이 원인이 됩니다. 코가 콧물로 막히면 냄새가 후각 신경이 있는 곳까지 도달하지 못하거나 도달한다 해도 점막이 부어 직접 신경에 접촉하지 못합니다.

코 막힘은 원인을 찾아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 감기로 인한 후각 장애는 대부분 특별한 처치가 없어도 1∼3일 내에 저절로 나아집니다. 만약 감기를 앓고 난 후 2주 이상이 지났는데도 냄새를 맡기 어렵다면 전문의에게 진단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코 막힘의 시작 질환인 감기를 예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일반적인 개인위생을 잘 지키고, 증상이 심해졌을 때 약물치료가 기본적입니다. 코가 막혔다고 시중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국소 혈관수축제를 장기간 혹은 지나치게 사용하게 되면 오히려 부작용이 더 심해집니다. 비중격만곡증(콧구멍을 나누는 벽이 휘어져 코 막힘과 염증을 유발하는 경우)이 코 막힘의 주원인인 경우에는 수술 치료가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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