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가을비가 내린 뒤 조금은 쌀쌀해 지는 날에는 햇살이 반쯤 들어 온 교실 한쪽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공기놀이를 하게 되지요. 지금이야 플라스틱 공기가 등장해 실내에서도 공기를 할 수 있지만 예전 공기놀이는 밖에서만 즐기는 놀이였습니다.
헌 기왓장을 큰 돌로 톡톡, 부숴 공깃돌을 만들기도 하고 여름이면 냇가에 놀러가 운 좋으면 새알 같이 생긴 돌을 구해 공기놀이를 즐기곤 했습니다.
숙제를 하고 모여 땅바닥에서 하는 공기놀이는 정말 즐거운 놀이였습니다. 서로 공깃돌을 많이 모으려고 얼마나 공기놀이에 몰두했는지 모릅니다. 가끔 욕심이 앞서 몰래 반칙을 하고 시치미를 뚝 떼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면 아이들은 목소리를 높여 말다툼을 했지요. 아주 가끔은 머리끄덩이를 잡고 싸워 우는 친구도 있었고요.
그런데 유일하게 실내에서 공기놀이를 할 수 있는 계절이 있었는데 바로 요즘 같은 가을입니다. 우리는 서로 도토리와 대추, 밤알을 주머니가 볼록하도록 담아 모였습니다. 친구네 집을 서로서로 돌아가면서 그것으로 공기놀이를 했지요. 다섯 알 공기는 물론이고 많은 공기놀이도 함께요.
한참 공기놀이를 하다보면 손에서 가을 냄새가 묻어나곤 했습니다. 지금도 눈을 감으면 그 때 손끝에서 느껴지던 가을 냄새가 훅∼ 느껴질 것만 같습니다.
▶김경구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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