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이(충남 아산시 온양풍기초 6)
들판에
날아다니는
고추잠자리
쨍쨍한 햇빛을
받으며
고추잠자리는
꽃잎처럼
빠알갛게 물듭니다
고추잠자리
더 예뻐지고 싶어
햇님에게
부탁하며
날아다닙니다.
※ 동시 심사평:고추잠자리가 해님에게 부탁하는 발상 신선
가을이 무르익어가고 있습니다. 황금물결 이루는 들녘에 누런 호박덩이들의 꿈은 더욱 단단해지고, 붉은 수수밭에 날아와 잘 여물어가는 알곡들을 살피는 새들의 노랫소리가 들리고, 예쁜 짝을 찾느라 고추잠자리의 배는 더욱 붉어지고, 메밀꽃밭에선 신선한 바람을 타고 하얀 웃음소리가 들려오고, 감나무는 가을빛에 더욱 붉게 물들어갑니다.
8편의 후보작 중 최우수작품으로 ‘고추잠자리’를 뽑았습니다. 꽃잎처럼 ‘빠알갛게’ 물드는 고추잠자리가 더 예뻐지고 싶어서 해님에게 부탁하며 날아다닌다는 생각이 돋보이고 신선합니다.
우수작품으로는 ‘행복의 공간’(최시원·서울 송파구 서울가동초 5)과 ‘잠자리’(홍미현·서울 서대문구 명지초 2)를 뽑았습니다.
최시원 어린이는 ‘어린이들만의/ 행복의 공간은/ 바로 뭐든지/ 할 수 있는/ 상상 속이었다네’라고 한 것처럼 늘 생각에 꼬리를 물며 생각하는 습관을 가진 친구라는 걸 잘 드러냈습니다. 홍미현 어린이는 잠자리의 큰 눈알을 안경으로 보고 ‘이 나무 저 나무 돌아다니며/ 살피는 똑똑한 잠자리’로 시를 쓴 점이 좋습니다.
그밖에 정다현(부산 해운대구 상당초3) 어린이는 줄넘기를 노란 뱀에 비유하여 이미지가 선명하고 좋았는데, 마지막 연 ‘나는 줄넘기가 불쌍해요’로 인해 긴장감이 떨어져서 아쉬웠습니다.
어떤 사물이나 상황을 설명하듯 나열하는 친구들은 자신만의 느낌과 생각을 살려서 덧붙여야 좋은 시를 쓸 수 있습니다.
▶박예분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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