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적을 피하기 위해 얼룩말의 몸에 줄무늬가 생겼다’라는 믿음이 잘못됐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얼룩말의 줄무늬가 ‘위장(적의 눈에 뜨이지 않게 겉모습을 꾸미는 일)’과는 관련이 적다는 것을 증명했다. 연구팀은 60명의 실험 참가자들에게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네모를 손가락으로 눌러서 잡는 컴퓨터 게임을 하게 했다. 네모에는 얼룩말 줄무늬와 단색(한 가지 색)이 입혀져 있었다.

 

실험 결과 컴퓨터 게임에서 사람들은 얼룩말 줄무늬가 있는 네모 모양을 무늬가 없는 네모보다 더 잘 잡아냈다. 이는 단색 말과 얼룩말이 뛰어다녔을 때 얼룩말이 천적의 눈에 더 잘 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을 이끈 안나 휴지스 박사는 “이 실험을 통해 얼룩말의 줄무늬가 위장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얼룩말의 줄무늬가 생겨난 이유에 대해 위장, 체온조절 등 여러 가지 해석을 제시해왔다. 지난해 얼룩말의 피를 빠는 파리가 얼룩말의 줄무늬를 무서워해 접근하지 않는다는 가설이 실험을 통해 증명되면서 줄무늬가 위장 때문이라는 주장이 힘을 잃었다. 올해 초에는 줄무늬가 체온을 낮추기 위해서 생겨났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김보민 기자 go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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