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할리우드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어벤져스2·12세 이상 관람)이 개봉 17일째인 10일 900만 관객을 넘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개봉해 900만 관객을 넘은 외국영화 가운데 가장 빠른 기록이다.

 

어벤져스2는 영웅들이 힘을 모아 지구를 위협하는 외계세력과 맞서 싸우는 내용을 담은 영화 ‘어벤져스’(2012)의 후속편. 영화에는 아이언맨, 헐크, 캡틴아메리카, 토르 등 각기 다른 능력과 성격을 가진 슈퍼히어로가 나온다. 슈퍼히어로들은 인류를 멸종시키려는 인공지능(사람과 비슷한 수준의 학습, 언어, 이해능력을 가진 컴퓨터 시스템) 프로그램인 ‘울트론’에 맞서 싸운다. 어벤져스2에 등장하는 과학기술들은 지금 현실에서도 가능할까?

 

※ 이 내용에는 ‘어벤져스2’의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를 보지 않은 어린이의 경우 영화의 결정적인 내용을 미리 알게 될 수 있으니 유의하세요.

 

 

인공지능으로 물체 구별

 

울트론은 아이언맨 슈트를 만든 토니 스타크가 지구를 지키고자 만든 인공지능 프로그램이다. 울트론은 인터넷에 접속해 지구의 모든 정보를 흡수한다. 그 과정에서 사람들의 생각과 갈등을 알게 되고, 세상의 갈등이 인류로부터 생긴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결국 ‘인류의 평화를 위해 인류를 멸종시켜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어벤져스와 대립한다.

 

현재 개발된 인공지능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컴퓨터가 사람처럼 생각하고 배울 수 있도록 하는 인공지능 기술인 ‘딥러닝’이 있다. 이 시스템은 외부에서 들어온 정보를 컴퓨터가 스스로 학습하고 문제 해결 방법을 찾아낸다.

 

예를 들어 딥러닝이 적용된 로봇에게 요크셔테리어 강아지 이미지를 보여주면, 로봇은 요크셔테리어의 다양한 특징들을 인식한다. 이러한 정보들을 바탕으로 다음에 또 같은 강아지를 봤을 땐 그 강아지가 ‘요크셔테리어’라는 결론을 내린다.

 

어벤져스2의 악당 울트론

 

로봇이야, 사람이야?

 

아이언맨의 조수 역할을 하는 컴퓨터 프로그램 자비스는 어벤져스에 적대감을 드러내는 울트론을 막으려다 사라진다. 그러나 토니 스타크에 의해 ‘비전’이라는 실제 존재하는 영웅으로 다시 탄생한다. 비전은 비록 로봇이지만 근육이 드러나는 보랏빛 인공피부 때문에 마치 사람처럼 보인다.

 

현실에도 실제 피부와 같은 부드러운 촉감을 가졌을 뿐 아니라 물체의 온도, 습도, 촉감까지 느낄 수 있는 인공피부가 있다. 지난해 김대형 서울대 교수팀이 개발한 인공피부는 사람의 피부가 느끼는 모든 감각을 느낄 수 있다. 실리콘 고무에 압력센서, 온도센서, 습도센서 등을 달았기 때문.

 

또 인공피부에 히터가 달려있어 사람의 체온인 36.5℃까지 높일 수 있다보니 실제 사람 피부처럼 따뜻하다. 김 교수는 “5년 안에 로봇을 덮는데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 피부처럼 부드럽고 온도와 습도, 촉감까지 느낄 수 있는 인공피부. 서울대 제공

 

끊어진 전선, 레이저로 이어져

 

천하무적처럼 보이는 아이언맨 수트도 적들과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나면 고장이 난다. 영화에서는 아이언맨이 돌아오자 자동으로 수트가 벗겨지면서 로봇들이 수트 여기저기에 레이저를 쏴 끊어진 전선 등 고장 난 부분을 수리하는 장면이 나온다.

 

우리나라 과학자들은 레이저를 쏘면 자기 스스로 기능을 복구하는 전기회로를 개발했다. 지난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생명화학공학과 박정기·김희탁 교수와 성균관대 성균나노과학기술원 이승우 교수는 ‘빛을 이용한 자기회복 전기회로’를 세계최초로 개발했다.

 

이 자기회복 전기회로가 끊어질 경우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레이저포인터로 레이저를 2분 동안 쏴주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끊어진 부분이 다시 붙어 전기가 통한다.

 

▶이영신 기자 lys@donga.com

 

도움말=김대형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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