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용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서울 서초구 GF소아청소년과의원)가 2주에 한 번씩 어린이들의 건강, 인체와 관련된 궁금증을 속 시원히 풀어드립니다.^^

재채기는 코 혹은 입을 통해 갑작스럽게 공기를 내뿜는 행동을 말합니다. 이는 코의 점막을 자극하는 물질들을 내보내기 위한 것입니다.

하지만 코 점막에 자극물질이 없더라도 코의 다양한 질환에 의해서도 생깁니다. 감기, 알레르기 비염에서도 보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재채기는 비강(콧구멍에서 목젖 윗부분에 이르는 빈 곳)을 완전히 깨끗하게 만들지는 못하지만 콧물을 밖으로 내보낼 수 있습니다.

눈알 튀어나온다?

재채기 반사(어떤 자극에 무의식적으로 반응하는 것)는 코 점막이 가벼운 자극을 받으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물질이 코에 들어가 코 점막을 자극하면 이 신호는 다섯 번째 뇌신경을 통해 중추신경계인 연수에 닿지요. 이 신호는 운동신경으로 전해져 재채기를 유발하게 됩니다. 재채기는 공기가 목젖을 눌러서 코를 통해 나온다는 것 외에는 기침 반사와 유사합니다.

재채기는 다음과 같은 과정으로 일어납니다. 숨을 들이 쉬면서 폐의 압력이 올라가고 충분히 높은 압력이 되면 성대와 후두개(후두 입구에 자리한 기관)가 열리면서 공기가 빠르게 밖으로 튀어나오게 됩니다.

재채기의 소리가 사람마다 다르고 같은 사람이라도 할 때마다 소리에 차이가 나는 것은 폐의 압력, 성대의 모양과 떨림의 정도에 따른 것입니다.

재채기를 할 때 공기를 내뱉는 숨의 속도는 1초에 200∼300m로 공기를 통과하는 소리의 속도에 가깝습니다. 매우 빠르지요. 그래서 눈을 뜨고 재채기를 하면 압력 때문에 눈알이 튀어나온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을 비롯한 포유류들은 재채기나 기침을 할 때 무의식적, 반사적으로 눈꺼풀을 감게 되는데다가 호흡기와 눈이 분리되어 있어 그 압력이 눈에 직접가지는 않습니다. 다만 눈물샘(눈물을 분비하는 기관)의 관이 코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눈물이 나고, 이관(귀와 인두를 연결하는 관)을 통해서 귀에 압력이 걸릴 수 있습니다.

입을 다물고 재채기를 하면 공기가 밖으로 나가는 길을 찾느라 비강을 비롯한 머릿속의 여러 빈 공간과 귀 속 관을 떠돌다가 귀에 손상을 줄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합니다.

팔꿈치로 입 막아요

기침, 재채기를 통해서 바이러스나 세균 등이 옮겨지기 때문에 평소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휴지나 손수건으로 입과 코를 가리는 기침예절을 지켜야 합니다.

서구의 선진국에서는 ‘Cough-Elbow’ 라고 하여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손바닥이나 주먹으로 막지 말고 팔꿈치의 접히는 안쪽이나 겨드랑이쪽 팔 안쪽 살에 대고 재채기를 하도록 합니다. 손에 의해 이물질이나 균이 옮기지 않도록 초등생 때부터 체계적으로 가르치고 있지요.

서구에서 재채기를 하면 옆 사람이나 지나가던 사람들이 “Bless you(신의 은총이 깃들길)!”라고 하는 것은 *흑사병과 관련이 있습니다. 중세 유럽에 흑사병이 돌 때 교황이 재채기를 하는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은총(God’s blessing)을 기원해 주라”고 지시했고 그 이후에 사람들 사이에서 이와 같은 풍습이 이어져 오게 되었습니다.

※상식UP

흑사병: 페스트균의 감염으로 일어나는 전염병으로 14세기 유럽 전역에서 크게 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