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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직업 24시] [이 직업 24시]김동찬 네이미스트를 만나다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5-03-26 22:4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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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요리조리 바꾸면 기발한 이름 ‘툭’

김동찬 네이미스트(가운데)를 만난 경기 평촌초 5학년 이은상 군(왼쪽)과 서울율현초 5학년 최현우 양

시중에 파는 모든 아이스크림의 이름이 사라진다면? 많고 많은 아이스크림 중 어느 것을 골라야 할지 결정하기 더 어려워질 것이다. 돈 주고 사서 포장지를 뜯어 먹어보기 전엔 이 아이스크림이 과연 어떤 맛인지, 내가 좋아하는 맛인지 알 수 없기 때문.

 

아이스크림마다 제품의 특성, 맛을 짐작할 수 있는 이름이 있다면 훨씬 고르기 쉬워진다. 아이스크림을 포함한 모든 제품에 어울리는 이름이 필요한 이유다.

 

특정 제품, 서비스와 어울리는 이름을 전문으로 짓는 직업이 있다. 바로 ‘네이미스트(namist)’. ‘이름’을 뜻하는 영어 ‘name’과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을 뜻하는 영어 ‘ist’를 합친 말.

 

네이미스트는 어떻게 이름을 지을까?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을까? 어린이동아 독자인 경기 안양시 평촌초 5학년 이은상 군과 서울 강남구 율현초 5학년 최현우 양이 최근 김동찬 네이미스트(32)를 만났다. 김 씨는 브랜드 마케팅회사인 브랜드앤컴퍼니에서 네이미스트로 일한다.

 

자동차 ‘아슬란’. 브랜드앤컴퍼니 제공

제품 조사 철저히

 

김 씨가 속한 팀은 최근 아이스크림 ‘백제신라고구마’, 자동차 ‘아슬란’, 요구르트 ‘세븐’ 등 인기 제품의 이름을 지었다. 이 군이 “제품 이름 하나를 짓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나요”라고 묻자 김 씨는 “보통 3개월, 길게는 1년 걸린다”고 말했다.

 

두 어린이가 입을 쩍 벌리며 놀라자 김 씨는 “해당 제품과 경쟁 제품의 특성을 정확히 아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아이스크림 이름을 지을 때는 그 제품의 맛, 향, 촉감, 모양 등을 분석한다. 그 다음 비슷한 경쟁 제품의 이름과 뜻, 홍보 효과 등을 조사한 뒤 자신이 맡은 제품만의 강점을 찾아낸다.

 

“제품의 이름을 멋지게 지으려면 그 제품과 관련된 분야의 척척박사가 되어야 한다”고 김 씨는 말했다.

 

아이스크림 ‘백제신라고구마’ , 요구르트 ‘세븐’

장점을 이름에 ‘쏙’

 

제품에 딱 맞는 좋은 이름의 기준은 뭘까? 김 씨는 “세 가지 조건 중 하나 이상 충족해야 한다”고 말했다.

 

첫 번째 조건은 ‘해당 제품의 특성이 이름에 잘 드러나는가’이다. 김 씨가 속한 팀이 이름 붙인 요구르트 ‘세븐’의 강점은 7가지 영양소. 이름만 들어도 사람들은 제품의 강점을 떠올리게 된다.

 

두 번째 조건은 ‘고정관념을 깬 기발한 이름인가’. 김 씨가 최근 만든 아이스크림 이름인 ‘백제신라고구마’가 대표적인 예. 이 아이스크림은 고구마 맛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백제, 신라’라는 낱말을 읽거나 들으면 바로 ‘고구려’를 떠올리죠. 그런데 ‘고구마’라는 생각지 못했던 낱말이 툭 튀어나오니 재미있고 기억에 오래 남지요.”(김 씨)

 

단 불쾌감을 느끼게 하는 이름은 쓰면 안 된다. 예를 들어 식품 이름에 ‘똥’과 같이 더러운 인상을 주는 낱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세 번째 조건은 ‘발음하기 쉬운가’. 자음 ‘ㄴ’, ‘ㄹ’, ‘ㅁ’, ‘ㅇ’은 발음하기 편하고 듣기에도 부드러워 이름에 자주 쓰인다.

 

글자에 관심 갖기

 

최 양이 “이름과 관련된 기발한 아이디어는 어떻게 찾으시나요”라고 묻자 김 씨는 “평소 글자를 관찰하며 아이디어를 모은다”고 말했다. 간판, 영수증, 리모컨 등 여러 사물에 적힌 글자 하나하나가 가진 뜻, 느낌을 파악하는 것. 또 각 글자를 변형해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도시’라는 글자의 경우 자음, 모음으로 분리해 ‘ㄷ’, ‘ㅗ’, ‘ㅅ’, ‘ㅣ’로 떼어내요. 그 다음 각 자음, 모음의 모양을 요리조리 바꿔보며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 봐요. 그럼 또 다른 단어인 ‘다시’를 만들어낼 수 있지요. 이렇게 생각하다 보면 아이디어가 샘솟아요.”(김 씨)

 

마지막으로 김 씨는 “네이미스트가 되려면 대학에서 국문학과, 경영학과, 심리학과를 전공하면 좋다”고 말했다.

 

▶글 사진=공혜림 기자 hlgong37@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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