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K팝스타’의 이진아(왼쪽)와 케이티 김. SBS 제공 |
매년 이맘때면 열리는 오디션 프로그램이지만 챙겨보는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다. 본방송을 챙겨 보지 못할 때가 많아 다시보기로 지난 방송을 찾아보곤 한다. ㉠반전의 짜릿함 때문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가수 이진아 씨가 ‘K팝 한류’를 이끌고 있는 대형기획사 대표들에게 극찬(매우 칭찬함)을 받았다. 그가 무대에 올린 자작곡마다 이슈로 떠올랐다.
가장 뛰어난 이는 재미교포 케이티 김이라는 참가자다. 등장과 동시에 큰 화제를 모았던 케이티는 톱10(상위 10명) 문턱에서 잘못에 대해 가혹한 비판을 들으며 탈락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그의 잠재력을 인정한 심사위원 중 한 명인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재도전 기회를 얻은 그는 엄청난 노래 실력을 보여 장안의 화제가 됐다. 그가 노래를 부른 동영상은 16일 기준으로 360만 명이 넘게 시청했다. 청중에게서 누구보다도 길고 큰 박수를 받은 케이티의 눈이 휘둥그레졌을 때, 그가 “YG(양현석)님, 기회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글썽였을 때 울컥한 건 비단 글쓴이만이 아니었을 거다.
케이티의 반전이 감동적인 것은 약자가 성공하기를 바라는 ‘*언더독(underdog·이기거나 성공할 확률이 작은 약자) 효과’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도 모르게 약자를 응원하다 보니 그의 반전 무대에 더 큰 박수를 보냈던 것이다.
얼마 전 한국경제연구원에서 씁쓸한 내용의 자료를 하나 냈다. 2000년에 종업원이 300명 미만이었던 중소 제조업체 약 30만 개 중 2012년 기준으로 1000명 이상의 임직원을 둔 대기업으로 성장한 곳이 딱 2개밖에 없다는 내용이었다. 확률로 따지면 0.0007%다.
한국 경제의 언더독에게는 ‘*톱독(topdog·상대적 강자)’으로 가는 길이 그만큼 멀다는 게 확인된 셈이다. 반전을 이룬 케이티처럼 한국에서도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처럼 톱독이 된 언더독이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
※상식UP
언더독과 톱독: 개들의 싸움에서 보통 싸움에 진 개가 밑에 깔려있어 이 개를 ‘언더독(아래쪽 개)’이라고 부른데서 약자를 가리키는 말이 됐다. 이의 반대말인 톱독(위쪽 개)은 싸움에서 이긴 개, 즉 상대적인 강자를 가리킨다.
동아일보 3월 13일자 김창덕 산업부 기자 칼럼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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