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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 문예상 2월 장원/산문]책 ‘인터넷 사진 조작 사건’을 읽고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5-03-02 22:5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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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원(경북 김천시 율곡초 6)

[2015 문예상 2월 장원/산문]책 ‘인터넷 사진 조작 사건’을 읽고

‘인터넷 사진 조작 사건’이란 책 제목이 특별하게 느껴졌다. 이 책에는 한번 손에 붙으면 다 읽을 때까지는 떨어지지 않는 신기한 마술 풀이 있는 것 같다. 도서관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마지막장을 향해 열심히 읽었다.

 

이 책의 줄거리를 간단히 설명하면, 책 속 주인공인 민우는 영재보다 자신의 미니홈피에 방문하는 사람 수를 늘리기 위해 한 노숙자에게 핫도그를 먹여주는 척하며 사진을 찍어 그 사진을 친구인 용호의 미니홈피에 올렸다. 그러자 용호의 미니홈피가 대박이 났다. 민우는 스타가 됐고 교장선생님도, 담임선생님도 민우를 칭찬했다. 기자들도 민우를 취재했다.

 

하지만 누군가가 진실을 밝히기 위해 사진 속 노숙자에게 찾아갔고 민우가 핫도그를 먹여주는 척했다는 사실이 인터넷에 퍼졌다. 그러자 민우는 각종 악성 댓글과 욕에 시달렸다. 그것이 너무 힘들었던 민우는 가출도 하고 나중에는 사과하는 글을 직접 인터넷에 올렸다. 이렇게 책의 이야기가 마무리됐다.

 

책을 읽으면서 책 속 이야기에 점점 빠져들었다. 내 머릿속에는 서로 다른 결말들이 ‘내가 진짜 이 책의 결말이야’라며 다투는 것 같았다. 하지만 결말은 내가 생각한 것과 많이 달랐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열린 결말’이었기 때문이다. 허무하기도 했다.

 

그래서 난 책의 뒷이야기를 상상해 지어봤다. 마치 ‘거의 다 쓴 치약을 마지막으로 힘껏 짜듯’ 생각을 짜냈다. 친구들이 민우에게 ‘용감하다’면서 민우가 인터넷에 올린 글에 악성 댓글이 아닌 선플(좋은 댓글)을 달아주는 내용을 끝맺었다.

 

이렇게 열심히 쓰다 보니 내가 정말 소설가가 된 기분이었다. 나의 글쓰기 실력이 한 단계 올라가는 느낌도 들었다. 좋은 글은 아무나 쓰는 것이 아닌 것 같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인터넷은 정말 재미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무서운 곳이라는 것도 다시 한 번 느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인터넷에 거짓된 글을 올린 적은 없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됐고 나의 인터넷 사용법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민우가 잘못된 일을 시작할 때, 스타가 되어 많은 선물을 받을 때, 노숙자와 관련된 진실이 인터넷에 올라올 때 내 마음도 조마조마했다. 내가 민우였다면 처음부터 거짓말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거짓으로 사진을 찍어 그 사진을 바다보다 더 넓은 인터넷 세상에 올릴 때 내는 용기는 무서운 사람들이 약한 사람을 괴롭히는 것을 보고 그 사람들을 혼내는 일에 필요한 것 같다. 앞으로 민우의 용기는 학교 홈페이지에 공개 사과문을 올린 것과 같이 좋은 일에 사용됐으면 한다. 아니면 내게 좀 나눠줬으면 좋겠다.

 

 

●심사평

 

성실한 글쓰기 돋보여

 

2월은 일년 중 가장 바쁜 달일 겁니다. 집 안팎으로 봄맞이 준비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새 학년을 위한 개학이 있어서 어린이들도 준비할 게 참 많은 달이지요. 더불어 우리나라 최대 명절인 설날까지 있잖아요. 또 다른 달보다 날수가 적지요. 그래서인지 2월에 만난 작품들은 대부분 호흡이 짧고 글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졌습니다.

 

그래도 최우수작품인 ‘책 인터넷 사진 조작 사건을 읽고’는 성실한 글쓰기를 했습니다. 글의 전개도 아주 차분하며 책의 주제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여유도 있었지요. 무엇보다 주인공인 민우에게 자신의 부족한 점을 드러내는 부분은 ‘아, 이 학생이 정말 책을 제대로 읽고 소화했구나’ 짐작하게 합니다.

 

우수작품인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이교진·경기 용인시 새빛초 5)은 자매의 우정 이야기입니다. 이왕이면 마음에 울림을 주는 자매 이야기를 더 들려주었으면 훨씬 좋은 작품이 되었을 겁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이라는 제목에 비해 자매의 관계가 너무 작게 그려진 점이 아쉬워요.

 

또 다른 한 편의 우수작품인 ‘초콜릿 공장 사장이 된 찰리‘(박새빈·강원 강릉시 율곡초 5)는 독서의 좋은 예를 보여줍니다. 이 책을 읽고나서 작가에 대한 흥미가 생겨 다른 책을 읽게 된 과정을 적었는데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독서의 기능이자 힘입니다.

 

3월에는 찬찬히 가라앉힌 마음을 오롯이 모아서 쓴 작품들을 더 많이 만나게 되길 소망합니다.

 

▶노경실 작가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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