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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직업 24시] [이 직업 24시]피규어 아티스트 이찬우 씨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5-01-28 22:5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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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움직일 듯한 포즈의 비밀은?

[이 직업 24시]피규어 아티스트 이찬우 씨

최근 수집가들 사이에서 ‘피규어’가 인기다. 피규어는 특정한 인물이나 동물 모양을 본떠 만든 작은 인형. 인형의 팔, 다리가 움직이도록 섬세하게 만들어진다. 피규어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사람을 ‘피규어 아티스트’라고 부른다.

 

피규어 아티스트는 피규어를 어떻게 만들까? 어린이동아 애독자인 서울 강남구 대진초 5학년 김준영 군과 경기 구리시 인창초 4학년 박다원 양이 서울 마포구에서 피규어 아티스트 이찬우 씨(43)를 최근 만났다.

 

나이키와 협업한 우주비행사 피규어

 

‘쿨레인’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이 씨는 미국 프로농구(NBA), 나이키와 손잡고 피규어 전시회를 여는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피규어 아티스트. 현재 ‘쿨레인 스튜디오’라는 개인 작업실을 열어 피규어를 만들고 있다.

 

 

캐릭터 창작부터 피규어 제작까지

 

이 씨의 작업실에 들어선 두 어린이. 작업실 벽장마다 피규어가 빼곡히 전시된 것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박 양이 “이 많은 피규어를 혼자 만드신 건가요”라고 묻자 고개를 끄덕인 이 씨는 “그동안 만든 피규어를 일일이 세지는 못했지만 모두 160여 개 정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군이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 피규어도 만드시나요”라고 물었다. 이 씨는 고개를 저으며 “피규어를 만드는 직업은 두 가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 있는 캐릭터를 그대로 피규어로 만드는 사람은 ‘피규어 원형사’예요. 저처럼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내 이를 피규어로 만드는 사람이 ‘피규어 아티스트’랍니다.”(이 씨)

 

“지금껏 만드신 피규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을 보고 싶다”는 박 양의 부탁에 이 씨는 2010년에 만든 NBA 피규어 시리즈를 보여줬다. NBA는 이 씨가 개인 홈페이지에 올린 피규어 창작품들을 보고 “농구선수 피규어를 제작해 달라”고 먼저 연락해왔다. 줄곧 미국 피규어 제작업체를 통해 인기 농구선수들의 피규어를 만들었던 NBA가 한국인 피규어 아티스트에게 제작을 부탁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

 

이 씨는 코비 브라이언트, 데릭 로즈 등 NBA에서 활약하는 농구선수 10명의 캐릭터를 만들고 피규어로 제작했다. 이후 이 씨는 세계적으로 주목받아 나이키, 반스와 같은 스포츠용품 브랜드들과 함께 피규어 제작을 하게 됐다.

 

NBA 피규어 시리즈 중 ‘코비 브라이언트’ 피규어

 

4개월 땀 흘려 완성

 

“피규어 하나를 만드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나요?” 김 군이 물었다. 이 씨는 “NBA 피규어 시리즈의 경우 선수 한 명의 캐릭터를 만드는 데만 2개월 걸렸다”고 답했다.

 

“농구는 역동적인 스포츠지요. 피규어 자체는 동작이 멈춘 채로 있지만, 그 모습이 마치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어요. 그 답을 움직일 때 몸에 나타나는 곡선에서 찾았지요. 예를 들어 빳빳하게 서 있는 모습보다는 공을 들고 움직일 때 팔, 다리가 휘는 정도를 관찰해서 그 모습을 피규어에 나타낸 것이지요.”(이 씨)

 

이를 위해 이 씨는 2개월 동안 하루 종일 선수들의 경기 동영상을 보며 신체의 움직임을 관찰했다고.

 

캐릭터가 완성되면 고무찰흙으로 그 모습을 모형으로 빚는다. 모형을 뜨거운 열로 단단하게 굳힌 뒤 신체기관별로 분리시킨다. 그 다음 특수 틀에 실리콘을 녹인 것을 붓고, 그 위에 고무찰흙 모형을 올린다. 다시 그 위에 실리콘 녹인 것을 부은 후 굳힌다. 굳어진 실리콘에는 찰흙 모형의 형태대로 틀이 만들어진다. 이 틀에 녹인 플라스틱을 붓고 굳히면 플라스틱 모형 완성! 각 모형에 색을 입힌 뒤 하나로 조립하면 된다. 이렇게 피규어를 제작하는 것만 한두 달이 걸린다.

 

 

캐릭터 표정 꼼꼼히 관찰

 

훌륭한 피규어 아티스트가 되려면 어떤 자질을 갖춰야 할까? 이 씨는 “새끼손가락 손톱보다 작은 부품들을 칠하고 조립해야하기 때문에 엄청난 집중력과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려면 창의력도 필요하다”면서 “좋은 애니메이션, 만화책 속에 나오는 캐릭터들의 표정, 행동을 꼼꼼히 관찰하면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피규어 아티스트가 되려면 대학에서 디자인, 애니메이션과 관련된 학과를 전공한 뒤 피규어 제작업체에 취직하거나 이 씨처럼 개인 작업실을 차리면 된다.

 

▶글 사진 공혜림 기자 hlgong37@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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