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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달인]‘판소리 꿈나무’ 전주신동초 이도경 군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4-11-24 22:4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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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가 가요보다 좋아요”

[어린이 달인]‘판소리 꿈나무’ 전주신동초 이도경 군

작은 몸에서 어쩜 이리 큰 소리가 날까. 노란 한복을 입고 부채를 펼치며 노래하는 이 어린이는 전북 전주시 전주신동초 4학년 이도경 군.

 

이 군은 최근 전북 고창군 동리국악당에서 열린 제27회 전국어린이 판소리 왕중왕 대회에서 최고상인 대상을 받았다. 판소리란 북 장단에 맞춰 소리꾼이 몸짓을 하며 노래로 이야기를 엮어가는 전통음악으로, 200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올랐다. 판소리 연구단체인 동리문화사업회가 주최한 이 대회는 전국 규모의 판소리 대회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는 초등생만 참가하는 자리. 이 군은 이 대회에서 395점 만점 중 391점을 받았다.

 

“아이돌가수 노래보다 판소리가 더 좋다”는 이 군을 최근 서울 용산구에서 만났다.

 

전주신동초 4학년 이도경 군이 환하게 웃고 있다

 

‘왕의 소리’를 찾아서

 

이 군은 이번 대회에서 수궁가를 불렀다. 수궁가는 병든 용왕을 고치는 데 필요한 토끼의 간을 찾아 나선 거북의 이야기를 판소리로 꾸민 것. 이 군은 용왕이 자신의 병을 고칠 약이 토끼의 간이라는 것을 알고 탄식하는 대목을 불렀다.

 

“평생 바다에서 산 용왕이 토끼가 어떻게 생긴 동물인지도 모르는데, 토끼의 간을 구해야하는 상황이 얼마나 절망적이었겠어요. 슬퍼하면서도 왕답게 위엄 있는 목소리로 불러야했지요.”(이 군)

 

‘위엄’이란 낱말의 뜻은 알지만, 그 뜻을 목소리로 표현할 방법을 쉽게 찾지 못했다. 이를 찾기 위해 올 여름방학에 판소리 선생님과 함께 산속에 들어가 10일 동안 판소리를 연습했다. 날마다 5시간 이상 연구한 결과 위엄 있는 목소리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찾게 됐다고.

 

이 군은 “창(판소리에서 ‘노래’를 일컫는 말)을 잘하려면 판소리 속 등장인물의 처지가 되어 심정을 헤아려야 한다”면서 “그래야만 노래에 진심이 담긴다”고 말했다. 판소리는 창뿐만 아니라 발림(부채를 펼치는 등의 몸짓), 아니리(책을 읽듯 이야기의 배경을 설명하는 부분) 등이 모두 하나가 되어 자연스럽게 펼쳐져야 한다.

 

 

날마다 연습 또 연습

 

이 군은 초등 1학년 때 방과 후 수업에서 판소리를 처음 만났다. 민요를 좋아하는 어머니의 권유로 시작한 것. 목소리 자체가 악기가 되는 판소리를 들으니 가슴이 탁 트였다.

 

판소리의 매력에 푹 빠진 이 군은 2학년 땐 전남도립어린이국악단에서 활동했다. 올 2월 차복순 명창(국악에서 노래를 특출하게 잘 부르는 사람)의 제자가 되면서 지금 사는 전북 전주시로 이사 왔다.

 

이 군은 엄청난 연습벌레. 평일 학교수업을 마치면 날마다 인근 호숫가에 가 서너 시간 동안 연습한다. 주말엔 거의 종일 연습한다.

 

“열심히 하면 목에 살이 쪄요. 목살이 두꺼워진다는 것이 아니고, 성대의 울림이 단단해진다는 뜻이에요. 깊고 우렁찬 소리가 나오면 그동안 연습하느라 친구들과 놀지 못해 속상했던 마음이 싹 풀려요.”(이 군)

 

이번에 대상을 받기까지 이 군은 무려 19번의 대회에 나갔다. 그중 6번은 아무 상도 받지 못했다. 당시를 떠올리며 이 군은 “다른 사람은 상을 여러 번 받는 듯 보여 나만 제자리인 것 같았다”면서 “하지만 ‘나도 해낼 수 있다’는 걸 스스로에게 꼭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고전소설·한자공부도 열심히

 

조선시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판소리의 가사를 잘 이해하기 위해 순우리말과 한자공부도 하고, 춘향전과 별주부전 등 고전소설을 즐겨 읽는다는 이 군. 올해 목표는 수궁가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부르는 것. 3시간 동안 완창하고 나면 어떤 기분일지 궁금하다고.

 

“열심히 배워서 차복순 선생님의 뒤를 잇는 멋진 명창이 되어 사람들에게 판소리의 매력을 알리고 싶어요.”(이 군)

 

▶글 사진 공혜림 기자 hlgong37@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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