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문학’ ‘역사’ ‘자연과학’ 등 도서관에는 수많은 책들이 분류에 따라 나눠져 있다. 수 만 권에 달하는 도서관의 책을 정리, 관리하는 일을 하는 사람은 바로 ‘사서(司書)’.

 

보통 사서라고 하면 ‘책을 정리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할 뿐 자세한 업무에 대해 아는 어린이가 많지 않다. 평소 책 읽기를 사랑하며 도서관을 자주 찾는 어린이동아 애독자들이 ‘사서가 어떤 직업인지’ 알아보기 위해 나섰다. 이규원 군(서울 강서구 서울등마초 5)과 박서현 양(서울 양천구 서울지향초 4)이 서울 종로구 서울시립어린이도서관을 최근 찾아 사서 김진승 씨(48·여)를 만났다.

 

 

하루에 6000권 정리

 

올해로 사서 경력 25년인 김 씨는 남산도서관, 동대문도서관 등 서울시의 여러 도서관에서 근무하다 어린이도서관에서 4년째 일하고 있다.

 

“사서는 어떤 일을 하나요”라고 이 군이 묻자 김 씨는 “사서는 크게 세 가지 업무를 한다”고 답했다. 기본적인 업무는 도서관의 책을 수집하고 정리하며 이를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일이다. 여기에 이용자들에게 독서를 권장하기 위해 독후감상문 대회와 같은 독서문화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일을 맡는다. 또 사서는 지역주민들을 위한 문화·교육행사도 기획하고 진행한다.

 

김 씨는 현재 어린이도서관의 자료실 가운데 하나인 ‘책누리1실’의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반납함에 든 반납도서를 정리하는 일로 시작되는 자료실의 업무는 망가진 책을 풀이나 테이프로 붙여 보수하는 일, 새로 나온 책을 서가(책을 꽂는 선반)에 정리하는 일 등으로 이루어진다.

 

“하루 동안 이곳에서 대출·반납되는 책의 양은 무려 6000여 권에 달하지요.” (김 씨)

 

 

봉사정신 가져야

 

박 양이 “사서를 하면서 가장 보람 있을 때는 언제인가요”라고 질문했다. 김 씨는 “이용자가 원하는 책을 함께 찾았을 때도 기쁘지만 무엇보다 기획한 문화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쳤을 때 이 직업의 매력을 느낀다”라고 답했다.

 

지난해 김 씨는 지역의 다문화가정 주민들과 도서관에 텃밭을 만들고 땅콩, 들깨를 길렀던 ‘다문화농부학교’를 진행했다. 이들이 1년 동안 텃밭을 가꾸며 서로 친해지고 사회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며 뿌듯함을 느꼈다고.

 

사서는 도서관을 찾는 여러 사람과 마주해야 하는 직업이다. 김 씨는 “책을 좋아하는 것 말고도 사서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은 봉사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이용자가 원하는 책을 기꺼이 찾아주는 일을 해야 하기 때문.

 

사서가 되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할까? 대학교에서 문헌정보학이나 도서관학을 전공해 학위를 받으면 2급 정사서 국가자격증이 발급된다. 이 자격증을 지닌 사람은 도서관에서 사서로 일할 수 있다.

 

 

“가까운 도서관 가보세요”

 

늘 책을 만지고 읽으며 책 가까이에서 일하는 직업인 사서. 출퇴근길에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는 그에게 어린이들은 ‘독서가 왜 중요한지’를 질문했다.

 

“책을 통해 여러 경험을 하면서 내가 성장한다는 것을 느껴요. 특히 어린이들에게는 책을 읽는 것이 곧 꿈을 찾는 과정이 되기 때문에 다양한 책을 읽어보는 것이 중요하지요.” (김 씨)

 

그는 어린이동아 독자들에게 “도서관에 오면 여러 책 가운데 내게 맞는 책을 찾는 ‘보물찾기’를 할 수 있다”면서 “친구와 가족과 함께 가까운 도서관을 찾아보라”고 권했다.

 

▶글 사진 김보민 기자 gomin@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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