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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 문예상 8월 장원/산문]할아버지의 선물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4-09-01 23: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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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원(경북 김천시 율곡초 5)

[2014 문예상 8월 장원/산문]할아버지의 선물

 

선물은 누구나 한 번쯤은 받아 보았겠지만 최근 나는 평생 잊지 못할 선물을 받았다.

 

할아버지께서는 가끔 동네 어르신들과 여행을 가신다. 여행을 가시는 날이면 나는 아침에 잘 다녀오시라고 전화를 한다.

 

하루는 아무 생각 없이 “할아버지 오실 때 제 선물 사오세요”라고 말했다. 다른 어르신들은 여행을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시면 함께 이야기꽃을 피울 가족이 있지만 우리 할아버지는 할머니께서 아빠가 네 살 때 돌아가신 이후로 지금까지 외롭게 혼자 계신다. 그래서 특별한 날 외에는 매주 일요일 저녁은 할아버지 댁에서 고모들과 식사한다.

 

그날도 우리 가족은 할아버지 댁에 갔다. 그런데 할아버지께서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도착하실 시각이 한참 지났는데, 오시지 않아 할아버지께 전화를 드렸다. 할아버지의 전화기는 관광차 안에 울리는 신 나는 노랫소리 때문인지 연락이 잘 안 되었다. 우리 가족의 걱정은 점점 더 커졌다.

 

한 시간이 흐른 것 같다. 같이 가신 어르신 한 분이 “할아버지께서 집에 오셨느냐”고 연락하셨다. 불안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우여곡절 끝에 할아버지와 연락이 되어 여쭈어 보니 휴게소에 들르셨다가 선물을 고르시는 데 집중하시다 보니 관광차가 떠나는 시각을 잊어 차를 놓치셨다가 다시 관광차가 돌아오기를 하염없이 기다리셨던 것이다.

 

고속버스를 타시고 대구역까지 가셨다가 다시 기차를 타고 집에 돌아오셨다. 할아버지께서 사 오신 선물은 평소에 마트에서 쉽게 살 수 있는 비스킷 과자였고, 한여름에 눅눅해져 있었다. 그래도 할아버지께서 우리 주시려고 버스까지 놓치시면서 사 오신 사랑이 담긴 과자여서 그런지 눅눅해도 맛있었다. 부스러기조차도 버리지 않았다.

 

내가 괜히 아침에 할아버지께 선물 이야기를 해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것 같아서 죄송스럽고 약속을 지키려고 했던 할아버지께 감사하다. 할아버지께서 주신 선물은 비록 과자였지만 할아버지의 사랑이 담긴 과자의 맛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심사평

 

억지로 멋 내지 않은 순수함 돋보여

 

 

올해 8월은 어른들에게 무척 바쁜 달이었습니다. 자녀들의 개학과 추석 준비가 동시에 있었기 때문이지요. 이런 일, 저런 일로 바쁘게 살다가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8월의 최우수작품인 ‘할아버지의 선물’ 속 할아버지는 소중한 사람을 챙기느라 버스를 놓치셨군요. 그런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손주는 멋진 산문 작품으로 만들었습니다. 글 속에서 진하게 풍겨오는 할아버지의 사랑, 손주의 예의 바른 마음이 글에 다정하게 담겼습니다.

 

우수작품인 ‘학생회장이 여학생이라고?’(전다솔·광주 광산구 광주운남초 6)는 읽는 사람도 놀라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아직도 ‘여자가 뭘 한다고?’라고 생각하는 어른들이 있군요. 글쓴이는 화를 누르고 진정으로 바뀌어야 할 고정관념에 대해 잘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또 한 편의 우수작품인 ‘수영장에서 있었던 일’(박건률·강원 강릉시 율곡초 6)은 생생하게 현장을 보는 느낌입니다. 자꾸 웃음이 나는 것은 왜일까요? 난리법석이 되고 야단맞고 반성하고…. 이런 일은 어린 시절에만 겪을 수 있는 소중한 추억이지요.

 

노경실 작가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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