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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문학여행]‘얌체 개미’에게 당하는 매미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4-07-29 23:5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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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임성훈

자, 이제 우리는 동물행동학 여행의 마지막에 다다르고 있어요. 지구에서 가장 종이 많은 곤충의 재미있는 행동에 대해 더 알아보고 이번 여행을 마치려고 합니다.

 

여러분이 잘 아는 곤충들부터 살펴볼까요? 하늘을 ‘윙윙’ ‘붕붕’ 날아다니는 꿀벌. 꿀벌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식물들이 ‘꽃가루받이(수술의 꽃가루가 암술에 붙는 일)’를 잘 하도록 도와주어서 열매를 맺을 수 있게 해주는 것입니다. 그러나 모든 벌들이 꿀을 모으거나 식물을 도와주며 사는 것은 아니랍니다. ‘사냥벌’이 있다는 걸 아는지요? 사냥을 맡은 노래기벌들은 바구미나 비단벌레 등을 사냥해서 자신의 애벌레에게 먹인답니다. 구멍벌, 대모벌, 말벌, 쌍살벌도 놀라운 사냥꾼이지요.

 

자연의 청소부 ‘소똥구리’

 

이번에는 귀여우면서도 신기한 소똥구리를 볼까요. 여러분은 소똥구리가 제 몸집보다 큰 덩어리(소나 말의 똥 덩어리)를 ‘영차영차’ 굴리는 모습을 본 적이 있나요? 사실은 저도 그런 놀라운 장면을 실제로 본 적이 없습니다. TV에서만 보았지요. 모든 소똥구리가 덩어리를 굴리지는 않는답니다. 뿔소똥구리나, 애기뿔소똥구리 등은 똥 덩어리를 굴리지 못합니다. 이들 소똥구리 수컷은 똥을 굴리는 게 아니라 똥 조각을 집으로 옮겨다 놓는 역할을 하지요. 그러면 암컷은 그 안에 알을 낳는답니다.

 

소똥구리들은 말과 소의 배설물을 분해해서 자연을 깨끗하게 하는 ‘청소부’로 유명하지요. 호주는 아프리카에서 많은 소똥구리를 들여와서 사람이 미처 하지 못하는 목장의 대청소를 시켰다고 하네요. 우리나라에는 ‘똥 굴리기 선수’인 왕소똥구리들이 많았지만 산과 들이 도시로 변하면서 거의 다 사라졌지요.

 

나무에 매미 주둥이를 ‘콕’

 

뜨거운 여름날 ‘맴맴’ 소리로 우리를 잠 못 들게 하는 매미. 소리 내어 우는 매미는 모두 수컷들이에요. 매미 유충(땅 속에서 5∼7년 동안 사는 매미의 애벌레)이 매미가 되면 수컷들은 암컷 매미를 유혹하기 위해 엄청나게 큰 소리를 냅니다. 수컷의 소리를 듣고 암컷들은 마음에 드는 수컷을 골라 데이트를 하지요.

 

매미가 울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매미는 곤충답지 않게 ‘샘을 파는 기술’을 가지고 있어요. 주둥이가 바늘처럼 생긴 매미가 주둥이를 나무에 꽂으면 나무에서 진이 샘처럼 솟아나지요. 여러 날 비가 오지 않아 다른 벌레들은 목이 말라 고생해도 매미는 실컷 나무의 진을 마시며 지낼 수 있어요. 그래서 매미가 샘을 파면 주변에 있던 파리, 말벌, 사슴벌레, 개미 등등이 몰려옵니다.

 

그런데 개미는 매미의 샘에서 목을 축이고 난 뒤 감사해하지 않아요. 오히려 매미의 얇은 날개를 찢어버리거나 다리를 물어뜯으면서 매미를 괴롭히지요. 매미는 견디다 못해 다른 자리로 옮깁니다. 매미가 떠난 샘에서 결국 개미가 주인 노릇을 하는 거지요.

 

요즘 뉴스를 보면 개미가 매미에게 하는 행동과 같은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을 다룬 기사가 많이 보도되지요. 사람은 곤충과 달리 만물의 영장이며 양심과 도덕, 판단능력이 있는데도 남의 것을 탐하거나 빼앗는 죄를 저지릅니다. 동물의 세계를 보며 부끄러운 마음을 가져야겠습니다.

 

※ 이것만은 꼭!

 

꽃을 이루는 기관인 수술의 꽃가루가 암술머리에 붙는 일을 ‘꽃가루받이’라 한다. 꿀벌은 식물들이 꽃가루받이를 잘 하도록 도와주어서 열매를 맺을 수 있게 해준다.

 

소똥구리는 제 몸집보다 큰 덩어리를 굴린다. 말과 소의 배설물을 분해해서 자연을 깨끗하게 하는 ‘청소부’로 유명하다.

 

수컷 매미는 암컷 매미를 유혹하기 위해 엄청나게 큰 소리를 낸다. 매미는 나무에 주둥이를 꽂아 진이 샘처럼 솟아나게 하는 기술을 가졌다. 매미가 애써 만든 샘을 개미가 가로채버리는 경우가 많다.

 

▶ 노경실 작가(저서 ‘사춘기 맞짱 뜨기’ ‘진흙 쿠키, 꿈과 희망을 구워요’ 등)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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