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뉴스
  •  [Art & History]국보 제86호 ‘경천사지 10층석탑’ 역사 이야기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4-07-29 23:52:06
  • 인쇄프린트
  • 글자 크기 키우기
  • 글자 크기 줄이기
  • 공유하기 공유하기
  • URL복사

“왕 이름은 이걸로!” 원나라 등쌀에 ‘끙끙’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경천사지 10층석탑’.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13세기 중반부터 14세기 중반까지 중국 땅부터 시작해 동아시아의 거의 모든 지역을 지배했던 왕조가 있습니다. 바로 몽골족의 왕국인 ‘원나라’. 원나라의 힘은 한반도에까지 뻗쳤습니다. 고려는 28년 동안 몽골의 침략에 대항했지만 결국에는 무릎을 꿇고 말았지요. 원나라는 이로부터 약 100년 간 고려를 지배하며 정치뿐 아니라 문화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원나라가 고려를 지배하던 시기에 세워진 ‘경천사지 10층석탑’은 원나라의 양식이 적용된 고려의 탑이지요. 경천사지 10층석탑과 관련된 역사 이야기를 살펴볼까요?

 

기황후 등에 업고 석탑 세워

 

경천사지 10층석탑은 고려 29대 왕인 충목왕(1337∼1348) 때 세워졌습니다.

 

고려하면 떠오르는 왕은 누구인가요? ‘태조 왕건’이지요. 충목왕의 시호(죽은 왕에게 붙여지는 이름)는 태조와는 다릅니다. ‘조(祖)’나 ‘종(宗)’보다 한 단계 낮은 ‘왕(王)’이 붙어있지요. 이는 원나라가 고려의 왕에게 자신들보다 낮은 호칭인 ‘왕’을 쓰도록 명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원나라는 시호에 ‘충성 충(忠)’자를 붙여 ‘원나라에 충성한다’는 뜻을 넣어 고려왕의 시호를 지어줬습니다. 이때 고려의 왕은 세자 시절에 원나라에 인질로 끌려갔다가 왕이 죽었다는 소식이 오면 고려로 돌아가 왕위를 이어야 했습니다. 부인은 반드시 원나라 공주여야 했고요.

 

원나라의 횡포가 가장 심했던 부분은 ‘공녀(貢女)’입니다. 공녀란 원나라에 고려의 아녀자를 바치던 일을 말합니다. 원나라로 끌려간 고려의 여자들은 대부분 궁녀가 되었습니다. 이들 궁녀 가운데 원 황제의 눈에 들어 황후의 자리에 오른 이가 있습니다. 원 순제의 황후인 ‘기황후’입니다.

 

고려 무신 기자오의 딸이 원나라의 황후가 되자, 고려 내에서 기자오를 비롯해 원과 친하게 지내는 인물들의 힘이 세졌지요. 기황후를 원 순제에게 소개한 고려의 환관인 고룡봉도 강한 권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고룡봉과 함께 원과 가까웠던 인물인 강융은 원나라에서 기술자를 모집해 고려의 수도인 개경(지금의 개성)에 있던 사찰인 경천사에 ‘원나라 황실과 고려 왕실의 안녕을 기원하는 석탑’을 세웠지요.

 

일본에 빼앗길 뻔

 

경천사지 10층석탑은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탑이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것과는 다르게 회색 대리석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또 전통적인 석탑과는 달리 기단(기초가 되는 단)과 1∼3층이 몽골·티베트계 불교에서 만드는 석탑의 모양처럼 ‘亞(아)’자 형태로 사방이 튀어나와 있지요. 4∼10층은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석탑처럼 네모진 모양입니다.

 

이 석탑은 아래, 위로 외래문화와 전통문화가 조화를 이룬 문화재입니다. 또 고려시대 목조건물(나무로 만든 건물)의 기둥과 난간, 현판(글자를 새겨 문 위나 벽에 다는 판) 등이 정교하게 조각되어 있어 당시 건축양식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역사 자료가 되기도 합니다.

 

1907년 이 석탑을 일본에서 특사로 온 궁내대신 다나카 미스야키가 무단으로 해체하여 일본으로 가져간 적이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일본에 돌려받기를 계속 주장하여 1918년에 다시 돌아오게 됐지요. 1995년까지 경복궁에 있던 이 석탑은 복원되어 2005년부터는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습니다.

 

▶김보민 기자 gomin@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어린이동아에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어린이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권지단
  • 댓글쓰기
  • 로그인
    • 어동1
    • 어동2
    • 어동3
    • 어동4
    • 어솜1
    • 어솜2
    • 어솜3

※ 상업적인 댓글 및 도배성 댓글, 욕설이나 비방하는 댓글을 올릴 경우 임의 삭제 조치됩니다.

더보기

NIE 예시 답안
시사원정대
  • 단행본 배너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