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이열치열( 以熱治熱·열을 열로써 다스림)’이라는 말이 있는데요. 더위를 이기기 위해 뜨겁고 매운 음식을 먹고, 운동이나 땀을 뻘뻘 흘리는 행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되나요?

 

조류인플루엔자(AI)가 사람에게 옮지 않을까? 키가 잘 크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손용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서울 서초구 GF소아청소년과의원)가 어린이들의 건강, 인체와 관련된 궁금증을 속 시원히 풀어드립니다.^^

 

이제 한여름입니다. 여름에 땀이 많이 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왜 나는지 생각해 본 적이 별로 없지요. 땀이 나는 것이 왜 중요한지 알아봅시다.

 

우리 몸에는 400만여 개의 땀샘이 있는데 온몸의 피부에 있는 에크라인 땀샘(eccrine gland)과 겨드랑이, 젖꼭지, 생식기관의 피부에 있는 아포크린 땀샘(apocrine gland)이 있습니다.

 

우리가 여름에 주로 흘리는 땀은 에크라인 땀샘에서 나오며, 냄새가 없는 맑은 액체이지요. 아포크린 땀샘에서 나오는 땀은 단백질, 지방과 같은 물질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들어 있어요. 이런 물질이 분해가 되어 우리가 ‘땀 냄새’라고 부르는 불쾌한 냄새가 나는 것이랍니다.

 

체온조절 해줘요

 

땀이 나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와 몸의 온도가 높아 체온조절이 필요할 때지요. 땀이 나오도록 명령하는 신경중추(신경기관 가운데 신경 세포가 모인 부분)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관여하는 ‘대뇌피질’과 체온조절을 위해 땀이 나게 하는 ‘시상하부’ 두 곳입니다.

 

땀의 기능 중에 제일 중요한 것은 체온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더운 날이나 운동 후에 체온이 올라가는데, 이때 시상하부가 몸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땀을 분비하도록 명령하지요. 땀이 나면 어떻게 체온이 내려갈까요? ‘기화열’ 때문입니다. 기화열은 액체가 기체로 변할 때 흡수하는 에너지를 말하지요. 액체인 땀이 증발하면서 피부 표면의 열을 빼앗아 체온이 내려가게 되는 것이지요.

 

땀의 또 다른 기능은 몸의 노폐물을 밖으로 내보내는 것입니다. 땀샘 주위에는 많은 모세 혈관이 둘러싸고 있어서 혈액 속의 노폐물을 걸러 내는 신장의 보조기능을 합니다. 또한 땀은 피부의 습도를 유지시키는 역할도 합니다.

 

일부러 땀 흘리지 말아야

 

평상시에도 몸에서는 땀이 나고 호흡에 의해서 수분이 보통 하루에 0.5∼1L(리터)가 증발합니다. 오랜 시간 더운 환경에 노출돼 있거나 강도 높은 운동을 하면 2∼3L 정도, 더운 날씨나 용광로 근처 같은 고온 환경에서 심한 일을 하거나 격한 운동을 하게 되면 4∼5L 정도 땀을 흘리게 됩니다.

 

땀을 흘리고 나면 몸의 온도가 내려가지만, 더위를 이겨보겠다고 일부러 격렬한 운동을 하여 땀을 빼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땀을 너무 많이 흘리게 되면 오히려 탈수증상(몸속 수분이 모자라 일어나는 증상)이 일어나 건강을 해칠 수 있거든요. 더운 여름철에는 땀을 너무 많이 흘리지 않도록 한낮의 뙤약볕을 피해서 활동을 하는 것이 좋고, 나갈 때는 직접적인 햇빛을 피할 수 있도록 모자나 양산을 쓰도록 해야 합니다. 또 물을 충분히 마셔서 탈수증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합니다. 음식도 한 번에 많은 양을 먹지 않도록 해야 몸에 무리가 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