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젤리나 졸리가 ‘분쟁지역 성폭력 근절을 위한 정상회의’에 참여해 참가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AP뉴시스

최근 할리우드 스타 앤젤리나 졸리(39)가 영국 왕실로부터 기사 작위에 해당하는 명예 ‘데임’ 작위를 받았다. 졸리가 작위를 받은 이유는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과 함께 ‘전쟁 성폭력 방지 계획’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졸리는 영국 정부와 함께 ‘분쟁지역 성폭력 근절’을 촉구하는 국제회의를 주최했다. 144개국 장관급 인사와 900여 명의 전문가가 영국 런던에 모인 이 회의에서 그는 공동의장으로 참석해 “분쟁지역 성폭력 희생자를 보호하자”는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 할리우드의 톱스타 배우인 앤젤리나 졸리, 그녀는 적극적인 태도로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여배우로서 자신을 뛰어넘기 위한 노력도 끊임없이 하고 있다.

‘분쟁지역 성폭력 근절을 위한 정상회의’에 참여한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왼쪽)과 앤젤리나 졸리. AP뉴시스

수입의 3분의 1은 ‘기부’

졸리는 기부와 봉사 등을 직접 실천하며 전 세계인을 감동시켜왔다. 졸리가 처음 난민 구호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영화 ‘툼 레이더’를 촬영하면서다. 영화 촬영을 위해 그는 아프리카 시에라리온과 탄자니아를 다녀갔다. 시에라리온을 방문했을 때 수년간의 내전(한 나라 안에서 일어나는 싸움)을 거치며 약 6만 명의 여성이 성폭행당한 사실을 알게 됐고, 그 이후로 인도주의 활동을 시작했다.

졸리는 지난 2001년 8월 유엔(UN)난민기구 친선 대사로 임명된 후 전 세계 40개국 이상을 방문했다. 10년 동안 이라크, 아이티, 시리아, 파키스탄 등 세계 난민 캠프들을 돌며 구호활동을 펼쳤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국제구호위원회로부터 2007년 ‘자유의 상’을 수상했다. 2012년에는 UN 난민 최고대표사무실의 특사로 임명됐다.

졸리는 2013년 할리우드 여배우 중 가장 많은 수입을 올렸다. 그렇게 벌어들인 수입의 3분의 1은 자신이 쓰고, 3분의 1은 기부하고, 3분의 1은 저축했다. 지금까지 각종 사회단체에 기부한 액수만 수천억 원. 졸리는 아시아 국가들에서 그녀가 펼친 공로를 인정받아 캄보디아 왕으로부터 시민권을 부여받았으며, 보스니아 전쟁 후 펼친 복구 활동으로 유럽 명예 시민권을 받았다.

앤젤리나 졸리가 ‘분쟁지역 성폭력 근절을 위한 정상회의’에서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의 성폭력 방지 여성운동가와 포옹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한계는 없다

그녀는 ‘여배우’라는 틀 안에 자신을 가두지 않는다. 졸리는 한 기자회견에서 “여배우가 갖는 제한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며 “만약 원하는 역할이 없다면 나는 그 역할을 직접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졸리는 액션영화 ‘툼레이더’를 시작으로 ‘원티드’를 거쳐 ‘솔트’에 이르기까지 여배우가 하기 어려운 액션 연기를 소화하며 한계를 뛰어넘고 끊임없이 도전했다. 졸리는 스턴트맨(배우 대신 위험한 장면을 연기하는 사람)을 쓰기 싫어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툼레이더의 ‘라라 크로프트’ 역을 할 때는 스턴트 연기의 80%를 본인이 직접 했다. 영화 ‘솔트’에서도 대역없이 달리는 열차에서 뛰어내리고 오토바이에 올라타는 등 위험천만한 액션을 소화했다. 솔트의 필립 노이스 감독은 “졸리는 어떤 고난도 액션 장면도 절대 무서워하지 않는다”며 칭찬했다.

몇 년 전, 영화 ‘007 카지노 로얄’의 본드걸(영화 007 시리즈에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로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 졸리는 이렇게 말했다. “본드걸이라고요? 난 본드(007 시리즈의 남자 주인공) 연기를 해보고 싶은데.”

▶이영신 기자 ly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