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은 충무공 이순신의 탄신일(1545∼1598)이다. 이순신은 조선시대의 명장(이름난 장군)으로, 역사에 길이 남을 업적을 남겼다. 임진왜란(1592∼1598·두 차례에 걸쳐 우리나라를 침입한 일본과의 싸움) 때 13척의 배로 133척의 왜선(일본의 배)을 물리친 명랑대첩은 물론 옥포대첩, 당포해전, 노량해전 등의 전투에서도 승리했다.

 

이순신은 어떻게 수많은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었을까? 그는 ‘솔선수범(앞장서서 모범을 보이는 것)하는 리더’였다. 전쟁에 나설 때면 지휘관으로서 앞장서서 병사들을 이끌어 승리에 대한 믿음을 주었다. 병사들과 끈끈한 전우애와 동지의식을 나누며, 전투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이렇게 쌓인 신뢰와 지혜를 바탕으로 수많은 전투에서 이겼다. 지금부터 수많은 전쟁을 승리로 이끈 이순신의 리더십을 살펴보자.

 

리더가 앞장서야

 

이순신은 불확실하고 위험한 상황일수록 자신이 앞장서서 비전을 제시하고 병사들을 이끌었다. 임진왜란이 일어난 당시 조선의 임금이던 선조는 왜군을 피해 의주(지금의 함경남도 문천)로 몸을 피한 상황이었다. 조정으로부터 어떠한 지원도 받을 수 없는 상황에 처했을 때 이순신은 군사력을 보강하기 위해 농민, 어부, 노비들을 뽑아 군사 훈련을 실시했다.

 

군사들이 먹을 식량이 부족하자, 직접 식량을 찾아 나서기도 했다. 그가 전쟁 중 쓴 일기인 난중일기에는 ‘미역 53동(한 동은 말린 미역 10묶음)을 따왔다(1594년)’, ‘메주 만드는 것을 끝내고 부뚜막에 들여놓았다(1596년)’는 내용이 있다.

 

이순신은 전쟁에 필요한 무기와 전략도 마련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거북선. 겉이 철판으로 덮여있어 적의 공격을 막을 수 있는 배인 거북선은 조선 수군의 용맹함을 보여준 전함이다.

 

이처럼 누구보다 철저하게 전투를 준비하고, 병사들에게 모범이 된 이순신 덕분에 조선 수군은 해양기술이 훨씬 발달한 왜군과 싸워 23전 23승(23번 싸워 23번 모두 이김)을 기록했다.

 

절대 포기하지 말라

 

보통 사람은 위기가 닥치면 절망에 빠져 쉽게 포기한다. 하지만 이순신은 달랐다. 오늘의 위기를 잘 견디고 무엇이 문제였는지 분석해 내일을 준비하는 자세를 지녔다.

 

이순신은 조정의 모함과 음모로 감옥을 갔을 때, 그가 키워놓은 1만6000명의 병사와 거북선 3척, 판옥선 180척을 거느리고 전쟁에 나간 원균(1540∼1597)은 왜군에게 완전히 무너진다. 이에 다급해진 조정에서는 감옥에 있던 이순신을 다시 불러 왜군을 무찌를 것을 명한다.

 

병력이 부족한 힘든 상황에서도 이순신은 포기하지 않고 “내겐 아직 13척의 배가 있다”고 말했다. 원균이 진 원인을 분석하고 전쟁 후 남은 병사와 무기, 배 등의 숫자를 파악한 뒤 전술을 짜 전쟁에 나가 승리를 거뒀다.

 

졸병의 말도 귀담아 듣다

 

이순신은 졸병이라도 전쟁의 전술이나 전략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 필요하다면 전략을 짤 때 적극 반영하기도 했다. 조선시대 학자였던 류성룡(1542∼1607)이 임진왜란에 대해 쓴 책인 ‘징비록’에 관련 내용이 남아 있다.

 

“이순신이 한산도에 있을 때 ‘운주당’이란 건물을 세웠다. 이곳에서 밤낮으로 장수들과 함께 전투를 연구하였는데, 아무리 지위가 낮은 병사라도 군대에 관한 일이라면 언제든지 자유롭게 말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병사들은 군대에 관련된 일을 잘 알게 돼 전투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

 

▶양보혜 기자 yang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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