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원작 할리우드 영화 잇따라… 그 이유는?
요즘 미국 할리우드에서는 성경 속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들이 잇따라 개봉하고 있다. 성경 속에서 타락한 인간 세상에서 신의 계시를 받은 유일한 인물로 나오는 ‘노아’. 그의 일생을 다룬 영화 ‘노아’(15세 관람)는 지난달 20일 국내에서 개봉했다. 예수의 탄생부터 부활까지를 다룬 영화 ‘선 오브 갓’(12세 관람)은 10일 처음 상영됐다. 미국 케이블 TV 드라마인 ‘더 바이블’에서 예수가 나오는 이야기만 모아 만든 이 영화는 미국에서 2월에 개봉해 3월까지 5600만 달러(약 591억 원)의 수입을 거뒀다.
신의 계시를 받아 이집트에 사는 이스라엘인들을 이끌고 약속의 땅으로 가는 ‘모세’. 그에 관한 성경 이야기를 다룬 영화 ‘엑서더스’는 올해 말 개봉될 예정이다. 성경에서 ‘최초의 인류’로 나오는 아담과 이브의 두 아들인 가인과 아벨의 이야기를 다룬 윌 스미스 주연의 ‘더 리뎀션 오브 가인’. 브래드 피트가 빌라도 역을 맡은 ‘본디오 빌라도’도 제작 중이다. 빌라도는 예수가 체포된 후 처형될 때 유대인의 통치를 담당하던 로마제국의 총독이다.
이처럼 할리우드가 영화의 소재로 성경 속 이야기를 즐겨 쓰는 이유가 무엇일까?
누구나 아는 책, 성경
올해 말 개봉할 예정인 영화 ‘엑서더스’ 한 장면. 20세기폭스 제공 |
가령, 모세가 신의 뜻에 따라 유대인들을 데리고 이집트를 탈출하는 과정에서 지팡이로 홍해를 가르는 기적을 보여주는 모습은 그 어떤 영웅 영화 못지않게 극적인 장면이다. 미국 경제지 포보스 온라인판은 “성경에는 사람들이 열광할 만한 극적인 사건들이 있고, 이런 사건들은 감독이나 작가의 상상력을 통해 재해석돼 대중의 관심을 끌어모은다”고 했다.
성경에는 다른 베스트셀러와 달리 저작권이 없다. 저작권은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에 대해 그것을 만들어낸 사람이 갖는 권리를 뜻한다. 저작권이 없다보니 누구나 돈을 내지 않고 성경 속 이야기를 각색(문학 작품을 희곡이나 시나리오로 고쳐 쓰는 일)할 수 있다. 해리 포터 시리즈를 만든 영화사는 이 소설을 쓴 작가 조앤 K 롤링에게 자신의 소설을 영화화해 저작권료로 1조 원에 가까운 돈을 주어야 했다. 반면 성경은 이야깃거리가 무궁무진하지만 저작권료를 내지 않아도 되니 할리우드 영화제작자들이 성경을 영화 소재로 즐겨 쓸 수밖에 없다.
잠재적 관객 ‘약 23억 명’
성서 내용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 ‘노아’ 포스터. CJ엔터테인먼트 제공 |
실제 주요 언론의 영화리뷰를 모아 점수를 매기는 사이트인 ‘메타 크리틱’에서 ‘선 오브 갓’이 받은 점수는 100점 만점에 37점이었다. 대부분의 북미 언론들은 이 영화를 혹평(가혹하게 비평)했다. 그러나 이 영화는 흥행에 성공했다. 종교적인 이유로 영화를 선택한 관객이 많았기 때문이다. 할리우드 영화제작자 필 쿡은 한 인터뷰에서 “미국에만 기독교인이 9100만 명이다”라며 “할리우드는 이들을 잠재적인 관객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양보혜 기자 yang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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