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 IMF 고위직 오른 이창용 씨
국제통화기금(IMF)이 이창용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 이코노미스트(53·경제전문가)를 IMF 아시아태평양(아태) 담당 국장으로 임명했다.
IMF는 26일(현지시각)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가 이창용 이코노미스트를 아태 담당 신임국장으로 임명했다”면서 “금융 시장에 대한 깊은 통찰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공공과 민간 부문의 조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IMF의 실무급 고위직에 한국인이 진출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 더욱이 1997년 IMF의 구제금융을 요청했던 우리나라에서 16년 만에 이 자리에 오른 것은 우리나라의 국제적인 위상이 얼마나 올랐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 의미가 크다.
이 신임국장은 최근 은퇴 의사를 밝힌 아누프 싱 아태 담당 국장 후임으로 내년 2월 10일부터 정식 근무하게 된다. IMF 아태 담당 국장은 어떤 역할을 하는 자리일까? 이 신임국장과 같은 세계적인 경제계 리더가 되려면 어떤 자질이 필요할까?
구제금융 겪은 한국 16년 만에
IMF는 1944년 세계 무역의 안정을 위해 만든 국제 금융 기구이다. 가입국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을 때, 돈을 빌려 주는 일을 한다. 세계무역기구(WTO), 세계은행과 함께 세계 3대 경제기구로 꼽힌다.
이 중에서도 이 신임국장이 맡게 된 지역 담당 국장직은 전직 재무장관들이 임명될 정도로 IMF 안팎에서 인정받는 최고 경제 전문가 자리.
IMF 집행부는 총재 아래 4명의 부총재가 있고, 이하에 20여명의 국장이 있다. 그중 지역담당 국장은 5명이다. 아태, 아프리카, 유럽, 중동 및 중앙아시아, 미주 등 5개 지역이다.
지역 국장은 각 지역 소속 국가의 경제 및 금융상황을 감독하고, 금융을 지원하는 일을 맡는다. 해당국과의 연례(매년 열림)협의나 정책조언을 최종적으로 조율하는 것은 물론, 구제금융 지원 등의 사태가 발생할 때도 책임자가 된다. 즉 각 지역을 담당하는 총 책임자라 할 수 있다.
그동안 IMF는 미국 등 선진국 위주의 시각에 편향(한쪽으로 치우침)되어 있다는 비판을 적지 않게 받았다. 이 신임 국장의 IMF 진출로 우리나라는 물론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IMF의 이해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일러스트 임성훈 |
국제적 인적 네트워크도 ‘탄탄’
이 신임 국장은 우리나라가 내세울 수 있는 대표적인 ‘경제통’(경제에 정통한 사람)으로 불린다. 학계와 정부, 국제기구 등에서 경험을 두루 갖췄기 때문이다.
이 신임 국장은 1960년 충남 논산시 출신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로체스터대 경제학과 조교수 및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로 근무하면서 학계에서도 이름을 날렸다.
이명박 전 대통령 취임 당시에는 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경제분과 인수위원으로 참여하면서 정책분야에서도 경험을 쌓았다. 2008년 3월부터 이듬해 11월까지는 국내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금융 분야의 최고 의사 결정 기구인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했다.
2011년부터는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활약했다. ADB에서는 올해 3년 임기를 마쳤지만, 최근 재임용(다시 고용됨)되는 등 능력을 인정받았다.
학계, 정책, 국제기구에 대한 풍부한 경험 외에도 이 신임국장은 국제적 인적 네트워크도 탄탄하게 갖추고 있어 세계의 경제를 이끄는 리더로 우뚝 설 수 있었다.
특히 최근까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유력한 차기 의장으로 거론됐던 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과의 인연은 각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버드대 시절 스승과 제자로 만난 후, 그는 서머스 전 재무장관이 각별히 총애하는 제자로 인연을 이어왔다.
▶이비치 기자 ql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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