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지는 장묘문화… 왜 그럴까?
최근 조상의 묘를 가까이에서 관리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묘 전체에 시멘트를 바르거나 대리석으로 덮는 등 전통과는 다른 파격적인 장묘(장례를 지내고 묘를 쓰는 일) 문화가 나타나고 있다.
일부에서는 묘지를 관리할 사람이 없는 데다 멧돼지가 묘를 파헤칠 것을 우려해 봉분(흙더미를 쌓아올려 만든 둥근 모양의 무덤)과 그 주변을 잔디 대신 시멘트로 덮기도 한다.
올 초 전남 고흥군에서는 멧돼지가 자주 묘를 훼손하자 보다 못한 후손들이 잔디를 모두 걷어내고 시멘트로 덮었다. 시멘트 묘가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조상의 묘를 어떻게 시멘트로 덮을 수 있느냐”는 비판이 일부 일자 부담을 느낀 후손들은 묘에 잔디가 덮인 것처럼 보이도록 하기 위해 봉분을 초록색 페인트로 칠했다.
한편 추석을 앞둔 요즘에는 벌초(묘에 난 잡풀을 베어서 깨끗이 함)를 기피하는 도시민이 늘면서 매년 명절 때 벌초를 대신 해주는 업체도 인기를 끈다.
2008년부터 벌초를 대신 해주고 있는 진도 산림조합은 올 추석 때 50∼70대 근로자 4명을 채용해 묘지 250기를 벌초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조상의 묘를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조상님을 좋은 자리에 묻고, 묘를 잘 관리해야 후손들이 대대손손 행복해진다고 믿는 경우가 많았지요. 옛날에는 부모님이 세상을 떠나면 부모의 묘 주변에 작은 집을 마련한 뒤 3년 동안 그곳에서 살며 부모의 묘 자리를 돌봐야 했습니다. 이를 ‘시묘(侍墓) 살이’라고 하지요.
현대사회에는 고향을 떠난 도시민이 늘면서 조상의 묘를 관리하는 것이 어려워 곤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묘 관리를 좀더 편리한 방식으로 바꾸는 후손들을 무조건 비난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조상에 대한 예를 갖추는 전통적인 가치는 지켜내고 싶지만 실제로 뒷받침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보니 이전과는 다른 일부 장묘문화가 나타나는 것이지요.
조상에 대한 예는 지키면서도 현실적인 장묘 방식을 찾기 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달라지는 장묘문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정민아 기자 m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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