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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홍명보 스토리]홍 감독이 선수에게 높임말 하는 이유



일러스트 임성훈

홍명보 감독은 청소년대표팀 사령탑으로 첫 지휘봉을 잡으며 그라운드 안팎에서 기존에 해왔던 습관을 깨부수는 작업들을 이어갔다. 그중에서도 가장 혁신적인 것은 팀 미팅이었다.

 

런던올림픽을 앞둔 어느 날 홍 감독에게 “4년간 팀을 이끄셨는데 어떤 면에서 선수들이 가장 많이 성장했다고 보십니까”라고 물었다.

 

“다른 것은 잘 모르겠지만 이거 하나만은 확실히 달라졌습니다. 이제 저에게 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홍명보 감독)

 

언뜻 들으면 무슨 뜻인지 감이 잡히지 않는 대답이었다. 홍 감독은 대표팀을 이끌면서 ‘소통과 대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그 일환으로 미팅시간에는 일방적인 지시가 아니라 선수들과의 대화를 원했다. 경기를 앞두고 팀 미팅을 할 때는 선수들의 참여를 위해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활용했다. 상대팀의 비디오 영상을 보여준 뒤 느낀 점과 대비책을 고민해보고 발표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코칭스태프가 상대의 장단점을 단정하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이 직접 대안을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 마련한 방안이었다.

 

홍 감독이 팀 미팅에서 보여준 또 다른 파격은 선수들에게 반말 대신 높임말을 사용했다는 점이다. 팀 미팅에서 잘못을 지적하기보다는 칭찬과 격려를 하겠다는 홍 감독의 의지였다. 선수들도 처음에는 쉽게 적응이 되지 않았다. 자신들이 우상으로 여겨온 홍 감독이 높임말을 하는 것을 보고 처음에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홍 감독은 2009년 청소년월드컵 조별 리그 1차전에서 카메룬에게 0 대 2로 진 뒤 팀 미팅에서 “여러분 오늘 잘 싸웠습니다. 충분히 잘했어요”라고 말문을 열었다. 패배로 긴장하고 있던 선수들의 마음은 홍 감독의 한마디에 눈 녹듯이 녹아내렸다.

 

선수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홍 감독이 높임말을 사용하는 의미를 깨닫게 됐다. 팀이라는 최고의 가치를 위해서는 구성원 중 어느 누구도 소중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홍 감독은 “내가 그들을 소중히 하지 않는다면 그들도 나를 소중히 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높임말을 사용하는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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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05 02:45:51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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