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잼 놀이터
  •  [The 리더]아시아의 슈바이처, 세계를 돌보다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2-08-17 05:18:08
  • 인쇄프린트
  • 글자 크기 키우기
  • 글자 크기 줄이기
  • 공유하기 공유하기
  • URL복사

이종욱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The 리더]아시아의 슈바이처, 세계를 돌보다

세계보건기구(WHO)와 함께 후진국에 대한 의료 지원 역할을 담당할 ‘이종욱 글로벌의학센터’가 최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서울대 의대 안에 문을 열었다. 이종욱 글로벌의학센터는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을 지낸 고(故) 이종욱 박사(1945∼2006)의 정신을 이어받아 국제의료문제에 대해 연구하고 국제사회에 공헌하기 위해 설립됐다. 이곳은 아시아의 첫 WHO 지역교육개발센터로서 앞으로 개발도상국에 의료기술을 전수하게 된다.

불과 50여 년 전 다른 나라로부터 의료 원조를 받는 처지에서 다른 나라에게 의료기술을 전수하는 나라가 된 우리나라. 눈부신 발전 뒤에는 인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한 평생 세계 보건을 위해 헌신한 이종욱 총장이 있었다.

 

 

의사의 꿈…돈 아닌 아픈 환자 돌보기 위해

 

이종욱 총장은 선출직으로 유엔전문기구의 리더가 된 첫 한국인이다. WHO는 직원만 5000여 명, 연간 예산이 22억 달러인 유엔 산하 최대 전문기구다. 세계 192개국이 가입되어있는 국제기구의 리더가 되었지만 그의 시선은 늘 힘없는 사람,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가난한 사람과 함께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의사가 꿈이었다. 이종욱 총장은 강의실과 도서실, 실험실, 해부실을 오가며 열심히 공부했다. 바쁜중에도 시간을 내어 한센병(나균에 의해 감염되는 전염병. 피부와 말초신경을 침범하고 신경장애에 의해 얼굴이나 손 발이 변형됨) 환자를 위한 의료봉사에 참여하면서 삶의 보람을 찾았다. 당시 우리나라에는 8만 여 명의 한센병 환자가 있었지만 이들을 직접 치료하는 의사는 단 한 명뿐이었다. 이종욱 총장은 맨손으로 환자의 썩어 들어가는 상처를 치료했다.

 

 

‘아시아의 슈바이처’

 

의대를 졸업한 이종욱 총장은 공중보건학을 더 공부하기 위해 미국 하와이대 보건대학원으로 유학을 갔다. 졸업 후에는 남태평양의 섬나라 사모아의 한 병원에서 진료를 시작했다. 사모아 사람들은 그를 ‘아시아의 슈바이처’라고 불렀다. 그곳에서도 한센병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 한센병 전문가로 인정을 받았다. 그러던 어느 날 뜻밖의 소식을 들었다. WHO 서태평양 지역사무처에서 한센병 자문관으로 일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WHO에서 일하면 보다 많은 환자를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1983년 피지에 온 그는 작은 섬나라에 사는 환자들을 위해 배나 비행기를 타고 출장을 다녔다. 그 후에는 필리핀에 있는 WHO 서태평양 지역사무처에서 질병관리국장을 맡으면서 한센병 환자를 돌보았다.

 

“우리의 미래이고 희망인 아이들에게 목숨을 잃거나 다리가 마비되는 고통을 줄 수 없다.”

1994년 제네바 WHO 본부의 백신면역국장으로 임명된 그는 ‘소아마비와의 전쟁’을 선포했고 소아마비 유병률을 세계인구 1만 명 당 1명 이하로 떨어뜨렸다. 세계인은 이 총장을 ‘백신의 황제’라고 불렀다. 지친 내색도 없이 곳곳에서 활약하는 이박사를 WHO 직원들은 ‘행동하는 사람’이라고 불렀다.

 

“옳다고 생각하면 행동하라. 포기하는 것은 실패하는 것 보다 못한 죄다. 적어도 실패는 시작하지 않은 것보다 훨씬 큰 결과를 남긴다. 바로 그 점이 중요하다.” 이 총장이 늘 강조했던 말이다. 그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추진하는데 머뭇거림이 없었다.

 

 

세계인의 보건 위한 돈, 함부로 쓸 수 없다

 

열정적인 활동을 바탕으로 2003년 한국인 최초로 제6대 WHO 사무총장에 당선된 이 총장. 그는 사무총장 재직시절 세계 곳곳을 다니며 질병 퇴치에 앞장섰고, 빌 게이츠 등 세계 유명 인사로부터 질병 퇴치 기금을 모금했다. 세계를 누비며 활동하면서도 그의 삶은 소탈했다. 비행기는 꼭 이등석을 탔다. 국제기구의 사무총장이면 수행원 여러 명과 함께 일등석을 타는 것이 관례이지만 수행원도 2명으로 줄었다.

 

“우리가 쓰는 돈에는 가난한 회원국이 내는 분담금도 포함되어 있다. 먹고 살기 힘든 나라에서 세계인의 보건을 위해 쓰라고 내는 돈으로 호강할 수 없다”는 것이 이종욱 총장의 뜻이었다.

 

그는 2006년 5월 WHO 총회 준비에 매달리다 갑자기 쓰러졌고, 스위스 제네바 칸토날병원으로 긴급 후송돼 수술을 받았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한 평생을 가슴에 꿈을 품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행동해 온 사람. 세계인은 이 총장을 세계인의 건강에 이바지한 진정한 리더로 기억한다.

 

 

 

▶봉아름 기자 erin@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어린이동아에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어린이동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권지단
  • 댓글쓰기
  • 로그인
    • 어동1
    • 어동2
    • 어동3
    • 어동4
    • 어솜1
    • 어솜2
    • 어솜3

※ 상업적인 댓글 및 도배성 댓글, 욕설이나 비방하는 댓글을 올릴 경우 임의 삭제 조치됩니다.

더보기

NIE 예시 답안
시사원정대
  • 단행본 배너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