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4학년 때였어요. 당시 ‘소년동아일보’라는 이름이었던 어린이동아에 저는 동시와 산문을 한 편씩 응모했고 두 작품 모두 상을 탔지요.
아직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우산’이라는 제목의 동시 한토막이 어린이동아에 실렸을 때 얼마나 기쁘고 뿌듯했는지! “시가 좋구나” 하며 외손녀의 글을 오려 스크랩하셨던, 이제는 하늘나라에 계신 외할아버지가 많이 그립네요.
저는 글쓰기와 책읽기를 무척 좋아하는 초등생이었어요. 이런 마음은 중고생 때까지 이어져 대학도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어린이동아에 제 글이 실렸던 경험 때문에 제가 지금까지도 글을 쓰는 기자로 일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저는 ‘독자한마당’과 ‘문예상’ 코너를 담당합니다. 여러분이 보내주는 글들을 보면 저의 지난날이 생각나요. ‘이 어린이도 옛날의 나처럼 내 글이 신문에 실리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겠지….’ 그래서 단 한 편도 허투루 볼 수가 없어요.
그리고 자주 놀라요. 어른의 손에선 도저히 나올 수 없을 듯한 보석 같은 표현을 발견할 때면 ‘세상의 모든 어린이는 시인이다’라는 말을 실감하거든요. 요즘 글을 보내주는 어린이가 부쩍 늘었어요. 제게 감동의 시간을 선물해주어 고맙습니다.
자기 글이 실리지 않는다고 해서 실망하지 않았으면 해요. 지면에 한계가 있어 다 소개하진 못하지만 모두 훌륭한 글이에요. 간혹 메일로 질문이 옵니다. ‘제가 소질이 있나요?’ 이 자리를 빌어서 대답할게요. “네!”
어른의 글을 따라하지 마세요. 멋있게 보이려고 애쓰지 마세요. 여러분의 눈으로 본 세상을 여러분만의 표현을 글에 담아주세요.
▶장재원 기자 jj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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