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은 ‘글로벌 선거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미국, 프랑스 등 무려 세계 59개국에서 선거가 이루어지기 때문이지요. 우리나라도 11일 제 19대 국회의원 선거를 시작으로 12월에는 제 18대 대통령 선거가 있답니다. 각 국가를 대표하는 리더들을 선출하는 중요한 일인 만큼 진정한 리더십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시기인 것 같아요.

이번 여행에서는 세계 여러 나라 선거제도를 알아보며 민주사회에서의 선거의 의미와 21세기 리더십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투표 안 하셨죠? 벌금 내세요!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복잡한 선거제도를 가진 나라는 바로 호주입니다. 호주에서는 투표를 하지 않으면 벌금을 내거나 최악의 경우에는 법적 처벌을 받게 돼요.

호주 연방 정부는 1924년부터 의무투표제를 시행해왔습니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국민이 자신의 의지에 따라 자유롭게 투표를 할지 말지 결정하는 반면, 호주에서는 대의기구를 선출하는 중요한 일인 만큼 국민 전체가 투표에 의무적으로 참석해야 한다는 의지를 보여 온 것이지요.

호주에서는 18세 이상의 시민권자는 연방의회 선거인단 명부에 의무적으로 등록해야 합니다. 해외 출장 등의 정당한 사유 없이 투표에 응하지 않을 경우 호주 달러로 최고 50달러(5만원 상당)를 벌금으로 지불해야 해요. 벌금을 안 내면? 구속당할 수도 있답니다!

 

●자, 투표하려면 입장권을 내세요~

 

일본에서는 선거철이 되면 집으로 투표소 입장권이 도착합니다. 이 입장권은 신분증을 대신하지요. 선거 당일 신분증이 없어도 이 입장권만 있으면 투표가 가능하답니다. 투표소에서 입장권을 담당자에게 내밀면 바코드로 본인 확인을 거친 후 투표용지를 받게 돼요.

우리나라에서는 투표할 때 후보자의 이름 옆에 있는 빈 칸에 투표용 도장을 찍어 의사표시를 해요. 일본에서는 뽑고 싶은 후보의 이름을 연필로 기입하여 투표함에 넣는다고 하는군요.

혹시라도 후보자의 이름을 잘못 쓰면 어떻게 되냐고요? 상황에 따라 무효처리가 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답니다. 후보자의 이름이 잘못 쓰였다 해도 선거장에 파견된 투표 입회인들의 의견을 통해 ‘단순한 착각’이라고 판단되면 유효표, ‘상식 밖의 오탈자’나 ‘후보자를 지칭하는 것이 아님’으로 판단되면 무효표로 처리한다고 해요.

일본인들은 투표하기에 앞서 투표자의 이름을 꼼꼼히 확인해야겠죠?

 

●세계에서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이는 나라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이는 나라 중 하나입니다. 투표율은 무려 99.8%. 거의 100%에 가까운 투표율이 어떻게 가능한 걸까요?

북한의 투표는 일종의 ‘선전’을 위한 형식적인 절차입니다. 사실상 북한은 한 지도자가 오랜 세월 집권하는 독재 체제이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마치 민주주의 제도와 원리에 따라 정치 과정에 주민들의 의사를 반영하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서 선거를 진행하는 것이지요.

북한의 투표용지에는 도장을 찍거나 글씨를 쓰는 곳이 없습니다. 배부 받는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으면 현 지도자가 통치를 이어가는 데 찬성,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지 않으면 반대로 간주되는 찬반 투표를 해요. 또 선거에 참여하지 않으면 북한 사회에 대한 반감을 가졌다는 뜻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100%에 가까운 투표율, 즉 찬성률을 보이는 것이랍니다.

정당하게 자신의 의사를 밝히는 투표는 민주주의 국가의 국민이라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임을 생각할 때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지요.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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