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잠을 자고 나서도 졸리고 잔 것 같지 않아요. 이럴 때는 아침이면 짜증이 납니다. 어떻게 하면 잠을 잘 잘 수 있을까요?

 

A. 삶에서 잠은 매우 중요합니다. 잠을 자는 동안 사람의 몸은 내일을 위해 휴식을 취하고 지친 상태를 회복합니다. 또한 정신적인 측면에서도 잠은 크게 두 가지 기능을 합니다.

하나는 ‘조절’ 기능입니다. 우리가 기분이 좋지 않을 때 잠을 자고 난 후 다소 기분이 나아지거나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을 느끼는 것은 바로 잠의 조절 기능 때문입니다. 낮 동안에 쌓였던 여러 가지 부정적인 감정들과 기억, 그리고 그로 인한 뇌 기능의 저하나 불균형 상태를 해소하고 바로 잡아주는 기능이 바로 ‘조절’ 기능입니다.

또 한 가지는 ‘학습’ 기능입니다. 잠을 자면서 낮 동안에 경험하거나 학습했던 여러 가지 기억을 정리하여 덜 중요하거나 불필요한 것을 없애고, 중요하거나 필요한 것은 강화시킵니다. 잠을 충분하게 자야 공부를 잘 한다는 말은 이런 뇌의 기능과 연관된 이야기입니다.

잠을 잘 자지 못하면 잠의 조절 기능이 충분하게 발휘되지 않겠지요. 따라서 부정적인 감정이 오래 지속되고 우울증에 취약하게 됩니다. 불면증으로까지 이어지면 우울증이 생길 가능성은 더욱 높아집니다. 남들처럼 숙면을 취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좌절감과 분노까지도 느끼지요.

숙면을 취하고 싶다면 자신에게 맞는 베개를 선택해 편안하게 잠자리에 드세요. 또 소음과 빛을 차단합니다. TV나 컴퓨터를 켜놓고 자지 마세요. 가족이 함께 잠이 들면 매우 좋습니다. 낮 동안에 충분히 활동을 하고 늦은 저녁 시간에는 안정을 취하세요. 신나는 놀이나 게임을 하기보다는 조용하게 책을 읽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마지막으로 침대에 누운 다음에는 가급적 여러 생각이나 고민을 하지 마세요. 잠을 잘 자야 튼튼하게 자란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손석한 연세신경정신과원장 psysohn@chollian.net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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