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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판 버핏세 도입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2-01-03 23: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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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버핏세 도입

‘뽀로로’와 ‘에디’가 함께 분식집에서 떡볶이와 순대를 사먹었어요. 음식값으로 모두 4000원을 계산해야 해요. 뽀로로와 에디는 똑같이 2000원씩을 내기로 했어요. 자, 둘 다 똑같은 금액을 지불했으니 공정한 것이겠죠?

하지만 공정한 것이 아닐 수도 있어요. 뽀로로는 집이 부자라 한달 용돈 4만원을 받지만, 집이 가난한 에디는 한달 용돈이 고작 8000원이거든요. 뽀로로는 음식값으로 자기 용돈의 20분의 1을 낸 것에 불과하지만, 에디는 용돈의 4분의 1이나 낸 셈이지요.

‘공정(公正)하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가정형편이 다른 뽀로로와 에디가 똑같은 액수의 돈을 내는 것을 공정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반대로 에디가 “뽀로로, 넌 나보다 용돈이 많으니 네가 음식값을 나보다 훨씬 더 많이 내야 해”라고 주장한다면, 이것도 공정하다고 볼 수 있을까요?

이와 똑같은 문제가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났어요. 이른바 ‘버핏세’라고 하는 소득세를 도입하는 방안을 둘러싼 논란이지요.

국회는 최근 일을 해서 1년 동안 얻는 소득이 3억 원을 넘어갈 경우 소득의 38%를 세금으로 내도록 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어요. 이 법안이 통과되기 전까지는 1년에 3억 원 이상을 벌어도 소득의 35%만을 세금으로 냈어요. 1년에 8800만 원 이상을 기준으로 해서 그 이상이면 1억 원을 버나 100억 원을 버나 똑같이 소득의 35%를 세금으로 냈지요. 하지만 앞으로는 3억 원 이상을 버는 사람들에 대한 기준이 별도로 생겨서 소득의 38%를 세금으로 내야 해요. 다시 말해, 돈을 많이 버는 사람들은 그 만큼 더 많은 세금을 내게 되었다는 뜻이죠. 법이 바뀌면서 올해 약 6만 3000명이 약 7700억 원의 세금을 더 내게 될 전망입니다.

 

새로 통과된 이 법안은 ‘한국판 버핏세’라고도 불려요. 버핏세가 뭐냐고요? 미국의 억만장자이자 ‘주식투자의 달인’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의 이름으로부터 나온 신조어랍니다. 워런 버핏은 지난해 미국의 신문인 뉴욕타임스를 통해 “지난해 난 693만 달러(약 74억 원)의 세금을 냈는데 이는 과세소득*의 17.4%에 불과하다. 이는 과세소득의 평균 36%를 세금으로 내는 우리 사무실 직원들보다 낮은 비율”이라면서 부자들에겐 세율*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고소득층*이 더 많은 비율의 세금을 내도록 하는 법안이 마련될 가능성이 높아졌어요. 야당인 민주통합당은 “올해 총선 이후 다수당이 될 경우 최고세율을 적용하는 대상을 연 소득 3억 원 이상보다 낮은 2억 원 이상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일부에선 장기적으로 그 기준이 1억 5000만 원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WHY]부자에겐 더 높은 세율을 적용해야 할까요?

 

사회 일부에서는 한국판 버핏세가 도입되면 경제가 위축*되는 부작용이 생긴다고 주장합니다. 만약 부자들이 높은 비율의 세금을 내야 한다면 ‘많이 일해서 돈을 벌어봤자 어차피 세금으로 다 나간다’는 생각 탓에 열심히 일해 많은 돈을 벌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다는 것이죠. 또 부자들에게 세금을 많이 걷으면 부자들이 쓸 수 있는 돈이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에 저축과 투자도 줄어들어 결국 경제가 더 어려워지고 세금 수입도 감소하는 악순환*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자본이 해외로 유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 대표적 근거로는 스웨덴의 경우가 손꼽히는데요. 2007년 스웨덴이 부자들에게 더 많은 세율을 적용하는 부유세를 도입하자, 한 해 1조 5000억 크로나(약 200조 원)라는 어마어마한 돈이 해외로 유출되었던 사례가 있었거든요.

하지만 한국판 버핏세를 찬성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새로운 소득세법이 국회를 통과하기 전까지는 1년 소득이 8800만 원 이상인 사람들에겐 모두 똑같은 세율(35%)이 적용되었는데요. 이 법안을 만든 15년 전에는 근로소득이 8800만 원 이상인 사람이 모두 1만 명 정도였지만 지금은 무려 28만 명이나 되거든요. 그만큼 큰 돈을 버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니, 그 사람들도 이제는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찬성을 하는 사람들은 한국판 버핏세 도입으로 ‘공정한 부의 재분배’가 이뤄지는 한편, 소득 상위 1%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게 된다고도 주장합니다. 큰 돈을 버는 사람들이 세금을 더 많이 냄으로써 사회는 더 공정해진다는 것이지요.

 

[WHY +]

 

여러분은 고소득자에게 더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한국판 버핏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찬성과 반대로 입장을 정한 뒤 그 이유를 설명해보세요.

 

< 이태윤 기자 wolf@donga.com >


:: 상식 UP ::

 

과세소득: 세금을 부과할 때 기준이 되는 소득

 

세율(稅率): 번 돈 중 세금으로 내는 돈의 비율

 

노블리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사회 고위층 인사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를 뜻하는 프랑스어. 지난해 100억 원을 번 톱스타가 불우이웃돕기에 10억 원을 기부해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다했다!

 

:: 어휘 UP ::

 

고소득(高所得)층: 많은 돈을 버는 사람들

 

위축(萎縮): 어떤 힘에 눌려 기를 펴지 못함

 

유출(流出): 귀중한 물품이나 정보 따위가 불법적으로 밖으로 나가 버림. 앗, 시험문제가 유출됐다!

 

악순환(惡循環): 나쁜 현상이 끊임없이 되풀이됨. 폭력의 악순환을 뿌리 뽑자!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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