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드라마 ‘광개토태왕’을 보니까 담망과 담덕 형제를 서로 왕으로 만들기 위해 신하들끼리 편을 가르고 다투고 있습니다. 사이가 좋았던 형제간에 오해가 생기는 것 같았어요. 왕이 되기 위해서 정말로 형제끼리 다투었나요?

 

A. 만주를 넘어서서 중국 대륙으로까지 영토를 확장한 광개토대왕은 우리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역사적 인물이지요. 한편으로는 중국의 동북공정의 주된 대상이기도 합니다. 중국은 광개토대왕과 고구려를 자신들의 역사로 편입시키려고 하지요. 이렇게 중요한 시점에서 우리 국민과 어린이들에게 역사의식을 고취하는 것은 대단히 바람직합니다. 그러나 담망과 담덕 두 왕자 간의 갈등과 경쟁 장면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지요. 형제간의 갈등과 경쟁을 지나치게 부각하고 있으니까요.
정신분석학 용어 중에 ‘카인 콤플렉스’라는 말이 있습니다. 형제간에 나타나는 심리적인 갈등과 대립을 뜻하지요.
이는 성서의 내용에서 유래됐는데 내용은 이렇습니다.
아담과 이브의 첫째 아들인 카인이 농사를 지었고 둘째 아들인 아벨이 양을 쳤습니다. 그런데 여호와가 카인이 바친 농산물보다 아벨이 바친 어린 양을 반기는 것을 보고서 시기심에 눈이 먼 카인이 아벨을 살해합니다.

카인 콤플렉스는 우리의 일상생활 곳곳에서 일어납니다. 동생이 태어나면 이제 겨우 2, 3세인 첫째아이는 동생을 때리거나 괴롭히곤 하지요. 엄마의 사랑을 빼앗기고 있다는 분노와, 동생이 나보다 엄마의 사랑을 더 많이 받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의 결과입니다.
소아정신과 영역에서는 ‘동기간 질투장애’란 병명이 존재할 정도니까요.
조선왕조의 역사에서 왕자들 간의 세력 다툼과 요즘 재벌 2세들 간의 지나친 경쟁은 모두 카인 콤플렉스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지요.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릴 적의 카인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형제자매 간에 우애 있게 지냅니다.

 

 

< 손석한 연세신경정신과 원장 psysohn@chollian.net >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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