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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Books]지루한 기차여행 “하품을 몰아낸 이야기 들어보렴”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1-12-28 04: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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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기차 / 뜨인돌어린이 펴냄

[I♥Books]지루한 기차여행 “하품을 몰아낸 이야기 들어보렴”

기차가 출발한다. 기차를 탄 사람들은 정해진 시간 동안 이 공간에 갇혀 있어야 한다. 탈출구는 없다.
지겨워진 아이들을 위해 한 여인이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한다. 예의 바르게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이다.
이야기는 아이들의 심드렁한 표정에서 드러나듯이 뻔하다. 옛날에 심성 고운 한 소녀가 살았는데 주변의 칭찬이 자자했다. 어느 날 위기에 처했는데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구해주었다. 명작동화식의 이야기는 이제 더 이상 어린이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한다. 사실 왜 공주는 항상 구박을 받고, 계모는 늘 나쁜가. 공주는 노력 안 해도 위험에 빠지면 왕자가 구해주러 오느냔 말이다.
“그러니까 그 아이가 착하지 않았다면 사람들이 구해 주지 않았을 거란 말이에요?”
“이렇게 시시한 이야기는 처음 들어 봐요.”
“난 처음부터 시시한 이야기일 줄 알았어. 그래도 참고 들은 거야.”
아이들의 반응도 역시나이다. 재미있고 교훈적인 이야기는 왜 없을까.
반전은 여기서 시작된다. 신사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다르다.
심하게 착한 소녀 베르타가 살았다. 베르타는 메달을 세 개 가지고 있었다. 말 잘 듣는 상, 공부 잘하는 상, 바른생활 상. 이 메달들은 늘 서로 부딪혀 찰강거리는 소리를 냈다. 이런 착한 소녀가 왕자의 귀에 들어가는 건 당연한 사실. 그런데 이 궁전 정원에는 양 대신 돼지를 길렀다. 꽃은 한 송이도 없다. 돼지들이 다 먹어치웠기 때문이다.
모양새는 좀 떨어져도 이 느낌은 뭘까. 그래. 새로움이다. 아이들의 눈이 반짝인다. 몰입이 시작된다. 이야기에는 늘 악당이 등장해야 한다. 베르타에게도 마찬가지. 돼지를 잡아먹으러 나타난 늑대다.
베르타는 늑대를 피해 안간힘을 다해 도망친다. 보통 어른들의 이야기에서는 이때쯤 왕자나 돼지치기 소년 아니 누구라도 나타나 주인공 소녀를 구출해야 한다. 하지만 신사의 이야기는 그렇지 않다.
‘착하지 않았다면, 메달을 받지 않았다면, 궁전에 초대받지 않았다면….’
베르타가 온갖 후회를 해도 소용이 없다. 늑대는 베르타를 발견할까? 그리고는 꿀꺽 삼켜버릴까.
동화는 묻는다. ‘과연 착하다고 칭송받는 것이 정답일까.’ 사키 글, 알바 마리나 리베라 그림. 1만5000원.

 

< 허운주 기자 apple297@donga.com >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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