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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useum&Science]털 난 도마뱀 못봤다고? 포유류에게만 있으니까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1-12-22 02:5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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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eum&Science]털 난 도마뱀 못봤다고? 포유류에게만 있으니까

《 양과 호랑이는 갖고 사람은 가지지 못한 그것, 털. 하지만 그런 사람도 한시도 몸에서 놓지 못하고 옷으로 만들어 털을 입는다. 오늘날 우리는 ‘털 없는 원숭이’에서 ‘털 입은 원숭이’가 됐다. 겨울, 다시 ‘털’의 계절이 됐다. 》

 

●털 난 도마뱀?
내 가문 이야기를 하기 전, 내 소개를 해야겠다. 나는 털. 사람들에게는 친숙하면서도 그다지 입에 담지는 않는 이름이다. 사람들은 내 이름을 금기처럼 여긴다. 그래서 직접 이름을 부르는 대신, 머리카락이나 수염, 눈썹이라고 바꿔 부른다.
뭐라고 부르든 상관없다. 당신 몸에 나는, ‘케라틴’이라는 단백질로 이뤄진 지름 약 0.02∼0.2mm의 길고 가는 섬유는 모두 털이다.

 

이제 우리 털 가문의 구성원을 소개하겠다. 눈치 챈 사람도 있겠지만 털은 포유류에만 있다. 털 난 도마뱀이나 개구리, 해삼을 본 사람은 없을 거다. 가끔 미생물에게도 섬모나 편모 같은 털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건 미생물의 세포 내 기관일 뿐이다. 털은 편모나 섬모처럼 움직이지도 않고 크기도 훨씬 크다. 곤충 등 절지동물문이나 지렁이 같은 환형동물문에 속하는 동물에게도 털이라고 불리는 것이 있지만, 우리 포유류의 털과는 구조와 특징이 다르다.

 

모든 가문이 그렇듯 뼈대 있는 우리 털 가문에도 시조가 있다. 하지만 시조가 언제 어떤 동물에게서 태어났는지는 잘 모른다. 포유류가 살기 시작했던 약 2억2000만 년 전 정도가 아닐까 생각하기 쉽지만 의외로 더 오래전부터 우리 가문의 조상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우리 조상을 알려면 먼저 털을 구성하는 물질인 케라틴 단백질에 대해 알아야 한다. 케라틴은 하나의 단백질 이름이 아니라 단백질 집합의 이름이다. 크게 알파와 베타 케라틴 두 종류가 있는데, 포유류와 관련이 있는 것은 알파 케라틴이다. 사람의 경우 67가지 서로 다른 알파 케라틴 유전자가 있다. 뚜렷한 역할이 없는 13종을 뺀 나머지 54종이 실제로 몸에 이용되는 단백질을 만든다. 37개는 피부 상피세포를 만드는 데 쓰이고, 나머지 17개는 손톱과 발톱, 그리고 혀의 표면을 만드는 데 쓰인다. 이 17개 안에 우리 털을 만드는 케라틴도 포함된다.

 

●가장 오래된 포유류 털 화석

털매머드. 추운 지방에서 살 수 있도록 길고 억센 털이 발달했다. 최근 사체의 색소 연구를 통해 붉은 계통의 색을 띠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포유류는 왜 우리와 같은 털을 갖게 됐을까.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이유일 거다. 우리는 추울 때 보온 단열재 역할을 한다. 항온동물인 포유류가 체온을 유지하기에 유리했다. 과거부터 발톱을 만드는 데에만 쓰이던 알파 케라틴이 어쩌다 돌연변이로 삐죽한 털로 변했고 이 돌연변이를 거친 개체가 점점 더 많이 살아남아 털 달린 포유동물이 됐을 것이다.

 

이런 사실을 확인해 볼 수 있는 것이 지금은 멸종한 털매머드다. 신석기 시대 빙하기에 유라시아 북부에서 번성했던 털매머드는 온몸이 길이가 1m 이상 되는 뻣뻣한 털과 그 속을 빽빽하게 채운 짧고 가는 털로 덮여 있었다. 같은 매머드에 속하더라도 따뜻한 곳에 사는 종에는 이렇게 털이 많지 않았다.

 

나는 확실한 증거를 얻고 싶어 화석의 털을 가져다 성분이나 색깔을 분석하고 싶었지만 소용없다는 사실을 금세 깨달았다. 화석은 생명체를 구성하던 물질이 빠진 자리에 광물이 들어가 만들어진 엄연한 돌(광물)이다. 그 안에서 유전자나 단백질을 뽑을 수는 없다. 이런 연구가 가능해진 것은 화석이 아니라 사체 일부가 남아 있는 신생대 후기 이후다.

 

● 사람 털의 진짜 용도

곱슬머리가 온도 유지에 유리… 속눈썹은 센서 역할도

 

①머리카락: 태양열로부터 뇌 보호. 주로 온도를 유지시키는 역할. 곱슬머리가 온도 유지에 더 유리하다.
②눈썹: 이물질이나 땀이 흘러 들어가지 못하게 보호. 속눈썹의 경우 위협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센서 역할도 한다.
③몸에 난 짧은 털: 가까이 오는 곤충 등을 감지. 사람에 따라 길이나 밀도에 차이가 나는 이유는 아직 불분명하다.
④겨드랑이: 팔과 몸통 사이의 마찰을 줄임. 이를 위해 다른 곳보다 털이 길고 아포크린 땀샘이 많다. 아포크린 땀샘은 포유류의 모공에 연결된 땀샘으로 냄새가 강하고 일반적인 땀보다 점도가 높은 땀을 분비한다. 털에 윤기를 주는 윤활액 역할을 한다.

 

< 윤신영 과학동아 기자 ashilla@donga.com 신선미 과학동아 기자 vamie@donga.com >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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