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물떼새는 용감해 / 보리 펴냄
“파다다다.”
종종거리던 꼬마물떼새가 훌쩍 날아오르자, 자갈돌 위에 앉아 있던 꼬마물떼새도 날아올랐다. 눈 깜짝할 사이에 꼬마물떼새 두 마리는 서로 자리를 바꿨다. 번갈아 가며 알을 품고 있었던 것.
이들은 이른 봄에 따뜻한 남쪽 나라에서 날아왔다. 자갈밭마을에서 만나 둥지를 마련한 것. 가려 주는 것이 하나도 없지만 자갈과 비슷한 색이라 걱정 없다.
부부의 이름은 마노와 마야다.
알을 품으면서 이들은 한시도 경계를 늦추지 않으며 “삐삐삐삐” 신호를 주고받았다. 알을 품은 지 17일이 지난 날, 윗마을 꼬마물떼새 부부가 난데없이 날아왔다. 알은 어떻게 한 걸까.
“알, 알이 다 파묻혀 버렸어요.”
사람들이 굴착기를 끌고 개울에 들어와 공사를 벌인 탓이었다. 부부는 굴착기가 이곳까지 내려올까 걱정이다.
알을 품은 지 24일째 되던 날.
“톡톡.”
새끼 한 마리가 부리로 알껍데기를 쪼더니 구멍을 냈다. 그러더니 알에 조금씩 금이 갔다. 새끼는 아주 힘겹게 알을 깨고 나왔다. 첫째 꼬치였다. 둘째 꼬야도 나왔다. 한낮이 되자 셋째 꼬티와 막내 꼬비도 걸을 수 있게 됐다.
이제 이렇게 여섯 가족이 이 개울을 벗 삼아 먹이를 찾고 생활을 꾸려야 한다. 부부는 아이들에게 살아가는 법, 적을 피하는 법, 먹이를 구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갑자기 들려오는 긴급한 신호.
“삐이익 삐이익.”
마야가 큰 소리를 치며 마노에게 달려갔다. 새끼들은 모두 풀숲과 돌 틈으로 숨었다. 뱀이 나타났다.
실제로 관찰하고 쓴 생태 동화. 권오준 글·사진, 백남호 그림. 1만3000원.
< 허운주 기자 apple297@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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