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밀화로 보는 사마귀 한살이 / 길벗어린이 펴냄
겨울이 문턱까지 왔다.
‘풀숲의 왕’을 자처하던 사마귀는 풀숲 어딘가에서 제왕의 흔적을 지우고 있다. 지난 여름날 그는 얼마나 당당했던가. 그를 추억한다.
●제왕의 탄생
사마귀는 일곱 번 허물을 벗고 성충이 된다. 날개 허물이 딱지처럼 몸에서 떨어질 때가 일곱 번째 허물벗기를 할 때다.
마지막 허물벗기를 하는 날은 화창하게 맑은 날 아침이다. 나리꽃 잎사귀 밑에 잎인지 사마귀인지 적들이 구별하지 못하게 그는 조용히 매달려 있다. 잠시 후 몸을 옆으로 흔들기 시작한다. 드디어 마지막 허물벗기가 시작된 것.
①오전 7시 15분. 허물 속에서 사마귀가 등 쪽으로 온 힘을 다해 몸을 밀어낸다.
②오전 7시 25분. 등 허물이 갈라지더니 목덜미부터 불쑥 빠져나온다.
③오전 8시 32분. 가느다란 더듬이와 보일 듯 말 듯한 발톱 하나도 다치지 않으려고 조심조심 천천히 허물을 벗는다.
④오전 8시 48분. 허물에서 빠져나온 사마귀가 버둥거리며 날개를 펴기 시작한다.
⑤오전 8시 55분. 풍선에 바람을 넣듯이 사마귀가 날개에 혈액을 밀어 넣는다. 쭈글쭈글 구겨졌던 날개가 아래로 점점 펴진다.
⑥오전 9시 10분. 날개가 완전히 펴지고 몸길이 98mm의 큰 왕사마귀가 됐다. 아직 서너 시간은 기다려야 몸이 단단해진다. 그때까지 조용히 적들에게 들키지 않아야 한다.
드디어 당당한 풀숲의 왕이 됐다.
사마귀의 생활과 허물벗기 전 과정을 세밀화로 재현했다. 권혁도 글·그림. 1만1000원.
< 허운주 기자 apple297@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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