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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각 지존]‘모기의 달인’ 서울 강남구보건소 장순식 전염병관리팀장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1-10-11 03:3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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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잎 살충제’ 모기는 물론 바퀴벌레도 박멸”

[생각 지존]‘모기의 달인’ 서울 강남구보건소 장순식 전염병관리팀장

번뜩이는 아이디어는 사람의 삶을 편하게 만들고 돈도 절약하게 해준다. 스티브 잡스의 죽음이 가장 안타까운 것은 바로 그가 ‘아이디어뱅크’였기 때문이다.
20여 년 동안 모기박멸을 연구해 온 ‘모기의 달인’이 있다. 서울 강남구보건소 장순식 전염병관리팀장(53)이 주인공. 장 팀장은 지천에 널려 있는 나뭇잎을 활용해 모기를 없애 7000여만 원의 살충제 구입 예산을 절감했다.

 

○모기의 천적 은행잎
왜 모기는 은행잎을 싫어할까?
“은행잎에는 프라보노이드, 터페노이드 등의 살충 성분이 20여 가지가 있어요. 은행나무에는 해충이 살지 못할 정도로 강한 독성이 많아요. 바퀴벌레 등의 유충도 박멸할 수 있습니다. 사람도 은행을 많이 줍다 보면 피부가 울긋불긋해지는 경우가 있어요. 그만큼 강한 성분이 있다는 이야기죠.”
장 팀장은 집에서 할 수 있는 간단한 벌레 퇴치법을 알려줬다.
“간단해요. 조금 있으면 수없이 많이 떨어질 은행잎을 모아서 못 쓰는 스타킹과 양파망에 넣어 집안 구석구석에 놓아 보세요. 아마 바퀴벌레는 100% 없어질 겁니다. 서울시 가로수의 38% 정도가 은행나무예요. 지천에 널려 있죠. 그게 다 돈이에요.”

 

○45억 살충제 시장을 떨게 한 남자
‘은행잎 살충제’로 연간 45억 원에 이르는 ‘화학살충제’ 시장에는 비상이 걸렸다.
장 팀장은 “최근에는 한 제약회사에서 구체적으로 ‘은행잎 살충제’에 대해 알고 싶다는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친환경적이에요. 흔히 볼 수 있는 하얀 연기를 뿌리는 연막식 소독은 희석 연료로 경유가 들어가 환경오염이 될 수 있죠. 강남구에서는 안 한 지 꽤 됐어요.”
장 팀장은 20여 년째 직장과 집에서 모기를 기르고 있다. 모기의 특성을 알아야 박멸할 수 있기 때문. 한겨울 보건소 지하창고에서 기르던 모기들이 밖으로 탈출해 휴게실과 당직실로 날아들어 다른 부서 사람들에게도 많은 피해를 끼쳤다.

 

○모기를 공부하는 ‘모기의 달인’
“모기는 정말 지독한 놈들입니다. 특성을 제대로 공부해야만 없앨 수 있죠. 겨울이 되면 모두 죽는다고 알고 있지만 그렇지 않아요. 정화조는 겨울에도 영상 20도 정도로 유지되기 때문에 모기가 살아가기에 아주 좋은 환경이에요. 미꾸라지 잠자리 송사리 등 모기의 천적도 없으니 모기에게 그만큼 안전한 곳도 없죠.”
장 팀장이 개발한 ‘은행잎 살충제’는 정화조에 거의 사용된다. 유충을 죽여 씨를 말리려는 것. 은행잎을 양파망 같은 곳에 넣어 정화조에 넣거나 갈아 압축해 알약처럼 만들어 정화조에 투입하는 식이다. 8월에 한 실험에서는 은행잎 투입 전 200마리의 모기를 이틀 뒤 모두 죽이는 효과를 거뒀다.

 

○모기와의 전쟁에 나서는 장 팀장의 무기

올해 4월에는 ‘부유식 해충 방제장치’라는 기계도 만들어 특허를 따냈다.
“정화조에 강력한 바람을 불어넣어 산란을 하기 위해 수면 위로 접근하는 모기를 차단하는 것이죠. 플라스틱으로 만들어 가볍고 예쁘게 생겼어요. 곧 생산될 겁니다. 정화조의 오염도도 낮아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특허를 앞둔 기계도 많다. ‘고온 고압 스팀분무기’는 정화조에 스팀을 분사하는 기계다. 날개가 물에 젖으면 날지 못하는 모기의 특성을 알아내 만들었다. 정화조에서 모기가 나오지 못하게 하는 ‘부유식 방충망’도 만들었다. ‘친환경 초음파 방역장비’도 만들었다. 정화조에 초음파를 발생시켜 모기유충을 죽이는 장치다.
장 팀장은 “선진국의 경우 천연살충제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자매트 등 화학살충제의 원료인 ‘제충국’은 99% 수입합니다. ‘은행잎 살충제’로 대체하면 외화벌이를 할 수 있다는 이야깁니다. 지금도 지방자치단체에서 많은 문의가 오고 있어요. 예산을 절감할 수 있고 친환경적이니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기름 한 방울 안 나오는 우리나라에서 은행잎도 자원으로 활용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주변을 둘러보세요. 은행잎보다 더 좋은 천연자원이 있을지 몰라요? ^^.”

 

< 글·사진=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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