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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캔 여사의 할 수 있어요!]니로니 교수의 수학문제 출제 방식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1-08-08 03:4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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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사람인 니로니 선생님은 컬럼비아대 수학과 교수다. 큰아이는 이 선생님에게 ‘대학미분적분학 3’을 배웠다. 학기가 끝나고 친구들을 초대할 때, 니로니 선생님도 함께 초대했다. 훤칠한 키에 잘생긴 선생님은 검정 두건까지 두르고 왔다. 우리 개념의 수학 선생님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었다.
학기 중 큰아이는 화상대화 때 늘 니로니 선생님의 시험 출제에 대해 재미있게 이야기했다. 0점짜리 답안지를 작성한 학생에게 1점을 준다고 했다. 이탈리아의 전통에 따라…. 0점과 1점의 차이. 처음 이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 얼마나 상대방을 배려한 일인가! 시험 문제에 따라 점수가 달랐다. 그리고 늘 ‘extra credit(가산점)’ 문제도 출제됐다. 이 문제는 그날의 문제 중 가장 어렵다. 이를 풀면 ‘만점 이상’이 주어진다. 140점, 180점 식이다.
선생님은 미국에는 학생 수준이 너무 다양해 수준에 따라 평가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했다. 잘하는 학생은 능력의 최대치를 보이라는 거다. 각자 목표 점수가 있을 테니 그에 맞춰 문제를 풀라는 거다. 그렇다고 너무 쉬운 문제만 푸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고, 고득점을 위해 터무니없이 어려운 문제에 매달릴 필요도 없다는 거다. 자신의 수준을 정확히 알아야 하고, 욕심이 없어야 한다고 했다.
평소 늘 순하고 사람 좋은 웃음을 띠고 있는 분이지만, ‘스스로를 잘 알아야 한다’는 말은 단호한 표정에 심각한 어조로 여러 번 강조했다. 선생님의 단호한 표정은 이날 처음 봤다. 어찌 보면 그 순간 선생님은 수학 이야기가 아닌, 사람 사는 철학의 이야기를 설파하는 듯했다.
이야기하다 보니 어느덧 ‘인터뷰’가 되어 나는 금싸라기 같은 선생님의 철학을 노트에 빼곡히 적고 있었다. 선생님은 웃으며 이런 인터뷰는 처음이라고 했다. 이야기의 말미에 내가 “인터뷰 비용을 지불해야 하느냐”고 웃으며 물었다. 선생님은 손을 휘휘 저으며 “노노” 하더니, 나중에는 “내가 취직을 위해 추천서를 부탁하면 좀 써 달라”고 농담했다. Absolutely!
이후 선생님이 우리 가족을 교수아파트 숙소로 초대해 파스타를 만들어 주어서 우리는 ‘정통 이탈리아인’이 만든 파스타 요리를 즐겼다. 선생님의 집엔 직접 조립한 건담 로봇들이 장식장에 가득 전시돼 있었다. 당신도 할 수 있어요. Yes, you can.
-뉴욕에서-

 

 

< 유캔 여사 youcanlady@gmail.com >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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