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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호표 박사의 고전으로 가요읽기]박효신·박정현 ‘바보’와 ‘내 탓’

‘바보’는 가수 박효신(사진)이 2006년에 발표한 노래입니다. 그 뒤 여가수 박정현이 한 TV 프로그램에서 불러 다시 인기를 얻기 시작했지요. ‘바보’의 가사는 이렇습니다.


너무 모르고 있죠 이미 떠난 사인데/언젠가 올 거란 생각에/마냥 웃고만 있죠/슬픈 상처뿐인데…/걱정돼요 내가 없으면 어느 것 하나도/할 수 없던 사람인데/꼭 한번 만날 수 있다면/아직 남겨진 내 맘 전하고 싶은데/내가 부족한가요 당신을 원한 이유로/이렇게 날 외면하려 하나요/단 한번 사랑을 믿어요…/허나 다른 사랑 찾아가란 말은 말아요….


내용을 들여다보면 주인공은 떠나버린 상대를 아직 사랑하며 자기에게 돌아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자신이 없으면 상대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라며 ‘보호본능’을 드러냅니다. 주인공은 단 한번 한 사람을 사랑했지만 외면당했네요. 그렇지만 다른 사람을 사랑할 준비도 돼 있지 않습니다. 일편단심입니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내가 부족한가요’라고 스스로 묻는 대목입니다. 내용을 보면 주인공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사랑했습니다. 그렇지만 상대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주인공은 왜 자신의 부족함을 떠올리는 것 것일까요.
옛 선비들은 글공부뿐만 아니라 활쏘기도 즐겼습니다. 예를 갖추어 활을 당기고 과녁을 맞히는 것이죠. 활쏘기는 힘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지요. 바람의 방향과 속도도 고려해야 하고 잡념을 없애고 정신을 집중해 쏘아야 정확히 맞겠지요. 수양의 한 과정입니다. 화살이 빗나가면 누구 탓일까요? 바람 탓일까요, 활을 만든 사람 탓일까요, 옆 사람 탓일까요?
공자는 활쏘기를 제외하고는 내기를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중용에서는 공자의 말을 인용해 화살이 빗나가는 것이 ‘내 탓’임을 강조합니다. “활쏘기는 군자의 자세와 같다. 활을 쏘아 과녁(정곡)을 맞히지 못하면 돌이켜 내 몸에서 (원인을) 찾는다.”
‘내 탓’이라는 말입니다. 바람 탓, 활시위 탓, 날씨 탓, 동료 탓을 할 이유가 없지요. 돌이켜 내게서 원인을 찾는 것을 반구저신(反求諸身)이라고 합니다. 사실 우리는 너무 자주 ‘남의 탓’을 합니다. 예를 들어 시험이 쉬우면 ‘물수능’, 어려우면 ‘난이도 조절실패’, 떨어지면 ‘스펙’을 탓합니다. 모두가 정부 탓이라는 식이지요.
박효신의 노래 ‘바보’에서 자신의 부족함을 탓합니다. 정말 노래 제목처럼 주인공은 ‘바보’일까요?

 

< 홍호표 어린이동아 국장 hphong@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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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01 04:54:58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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