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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캔 여사의 할 수 있어요!]니코 엄마의 초대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1-06-27 04:2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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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아이 친구인 니코는 정통 뉴요커로 집은 영락없는 성이었다. 언덕 위에 고색창연한 3층짜리 벽돌집에 정원이 넓었다. 독일 라인강변에서 본 성과 비슷했다. 아이가 컬럼비아대로 진학한 첫해에 남편과 미국을 방문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어서 큰아이가 초대받은 김에 부모도 가도 되느냐고 해 허락을 받았다.
니코의 집 운동장 같은 거실에는 장작이 타고 있는 벽난로와 천장에 닿을 듯한 크리스마스트리가 있었다. 백화점 로비의 대형 트리만 했다. 트리는 니코네 세 아들이 유치원 때부터 만든 각종 카드와 지인들로부터 받은 카드로 빼곡히 장식돼 있었다. 이웃 몇 명, 화가, 니코의 친구 프랑스 여학생들 및 우리 내외와 큰아이가 초대됐다.
니코 엄마는 음식 장만으로 분주했다. 세 아들도 도왔다. 니코의 아버지는 집 구경을 부탁하자 투어 가이드로 변신하여 집 안을 샅샅이 안내했다. 곳곳으로 통하는 문은 같은 모양이 없이 층마다 모양이 달랐고 문짝의 쇠 장식까지 신경 써서 만든 것이었다. 모퉁이를 돌면 또 어떤 공간이 있을까 궁금증이 일도록 구석구석 동화 속 환상을 현실에 옮겨 놓은 듯 했다. 창문은 동그랗게, 네모지게, 타원형 등 온갖 모양이었고, 창틀은 꽃과 양초로 장식되어 있었다. 그 창을 통해 멀리 보이는 옆집들의 크리스마스 장식이 마치 꿈속에 있는 느낌을 주었다. 부엌의 두 뼘 남짓한 기둥에는 책을 꽃게 돼 있어 높은 천장에서 바닥까지 요리책들로 차 멋진 장식이었다.
집 구경 뒤 니코 엄마에게 “도와드릴까요?” 하고 인사차 말을 건네자, “Thank you!” 하며 냉큼 앞치마를 입혀 주었다. 덕분에 미국인들의 전형적인 크리스마스 파티 음식을 같이 장만하는 흔치 않은 경험을 했다. 요리법은 물론이고, 아는 재료지만 물어 보며 영어까지 덤으로 배웠다.
니코 엄마는 활달했고 쉬운 영어로 천천히 설명했다. 샐러드를 만들 때 야채에 넣을 기름이 모자라자 “Oh, my god!” 하며 난리가 났다. 한참 궁리하더니 다른 기름병을 들고 와서 “이건 좀 맛이 덜한 기름인데 섞어 써야 겠다”며 ‘secret’이니 이야기하지 말라고 호들갑을 떨었다. 둘은 허리를 꺾으며 웃었다. 이후에 나는 니코와 니코 엄마를 초대해 불고기를 해 주었더니 요리솜씨가 좋다고 하기에 “내가 만들지 않은 음식은 다 맛이 좋은 법”이라고 답했다. 명절이면 니코 네는 꼭 우리 아이를 초대한다. 당신도 할 수 있어요. Yes, you can.
-뉴욕에서-

 

 

< 유캔 여사 youcanlady@gmail.com >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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