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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Books]돌상엔 오래 살라고 기다란 국수 올리죠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1-06-08 04: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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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양반 개똥이의 평생도 / 웅진주니어 펴냄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경사스러운 일들만을 담아 그린 조선시대 풍속화 병풍을 ‘평생도’라고 한다. 풍속화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조상들이 귀하게 여긴 동식물 행사 풍습 등이 담겨 있다. 꼬마 양반 개똥이를 통해 조상들의 삶을 엿보자.

 

●삼신상을 차리고


며느리가 임신을 했다. 방 한쪽에 삼신할머니께 올리는 삼신상을 차렸다. 이제부터는 좋은 음식만 먹고, 좋은 소리만 듣고, 좋은 것만 봐야 한다. 나쁜 생각도, 나쁜 말도, 나쁜 짓도 해서는 안 된다. 그래야 튼튼한 아들을 낳을 수 있다.

 

●준기 대신 ‘개똥이’


이렇게 정성을 들여 태어난 개똥이. 백일 무렵에 할아버지가 돌림자에 따라 이름을 준기라고 지어줬다. 그런데 어른들은 준기 대신 개똥이라고 부른다.
왜 그럴까. 아기를 너무 귀여워하면 악귀가 샘을 내서 목숨을 앗아간다고 해서 일부러 천한 이름으로 불렀다. 악귀를 속이는 셈이다.

 

●돌잡이


“와, 개똥이가 훌륭한 학자가 되겠네.”
활 붓 책 쌀 돈 실타래 중에서 개똥이가 고른 것은 붓이다. 돌상에는 오래 살라고 기다란 국수, 밝게 자라라고 새하얀 백설기, 나쁜 기운 물리치라고 붉은 수수팥떡을 차려 놓았다. 다섯 살 때 홍역을 이겨낸 개똥이는 일곱 살 때부터 서당에 다녔다. 농민 머슴의 아이들은 갈 수 없고 양반가의 아이들만 다닐 수 있는 곳이다.

 

●어른이 되는 날


열다섯이 된 날. 상투를 틀었다. 어른 옷을 입고 관을 썼다. 이제는 아무도 개똥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소과 대과를 거쳐 합격증인 홍패를 받은 준기네 마을에는 사흘 동안 풍악을 울리며 잔치가 벌어졌다. 직장을 구했으니 혼사를 치러야 하는 법. 신부 집에 청혼서를 보내고 답장을 받았다. 얼굴은 몰랐지만 기분은 좋았다. 이제 다시 삼신상을 차리고 금줄을 치고 개똥이가 자라온 과정을 개똥의 아이들이 다시 겪을 것이다. 사람의 생은 이렇게 돌고 돈다. 조호상 글, 노정아 그림. 1만 원.

 

 

< 허운주 기자 apple297@donga.com >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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