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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캔 여사의 할 수 있어요!]해킷 선생님과 한국 설 특강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1-05-23 04: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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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아이가 미국 초등학교 2학년 때 담임이 다이앤 해킷 선생님이었다. 해킷 선생님은 학기 시작 전 개학안내문과 준비물 목록이 적힌 편지를 보내면서 끝에 “나도 네 옆 동네에 살고 있다”고 덧붙여 놓았다. 개학 후 한국음식을 준비하고 선생님을 초대했다.
나는 미국 선생님도 한국 초등학교 선생님과 똑같이 ‘한국식으로’ 대했다. 두 손을 모으고 허리를 숙여 공손하게 인사하는 것이다. 해킷 선생님은 한국식 인사법을 아주 좋아했다.
작은아이는 같은 반 루커스와 친했다. 생물학 교수 아들인 루커스는 작은아이가 못 알아들으면 방바닥에 뒹굴면서 설명할 정도로 열심히 영어를 가르쳤다. 루커스는 명문 스탠퍼드대에 들어갔고 작은아이와 지금도 연락한다. 모든 것이 해킷 선생님의 배려 덕분이다.
선생님은 “동양의 음력설에 대해 1시간 동안 수업을 해 달라”고 연락해 왔다. 부랴부랴 한복을 구했다. 나는 남자 한복을 입었고 마이클 엄마에게는 여자 한복을 입게 했다. 세배와 차례 등을 설명하고 한복도 만져보게 했다. 마이클 엄마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전엔 중국 설 이야기만 있더니 올핸 갑자기 웬 한국 설 이야기?” 나는 웃기만 했다.
학생들이 각각 모자를 만들어 설명하는 시간이 있었다. 나와 작은아이는 조선 임금님 모자인 면류관을 만들었다. 두꺼운 종이로 직사각형 모자를 만들고 앞뒤에 팝콘을 실에 꿰어 주렁주렁 달았다. 내가 “팝콘이 달렸지만 실제로는 이건 모두 보석이어야 한다”고 말하자 엄마들이 아주 재미있어 했다.
어린이날에는 사탕 목걸이를 만들어 두 아이의 반 아이들에게 나눠주었다. 우리 아이가 “한국에는 어린이날이 있어 무엇이든지 사준다”고 하자 큰아이 친구 앤드루는 “자동차를 사달라고 해”라고 미국적인 의견을 내놨다. 귀국 때 해킷 선생님은 모든 학생에게 작별의 글을 쓰도록 해 족자를 만들어 작은아이에게 선물했다.
그 뒤 간간히 연락하다 선생님 환갑에 나는 퀼트 이불을, 작은아이는 십자수 열쇠고리를 만들어 보냈다. 선생님은 그 선물을 받고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큰아이가 미국 대학에 들어간 뒤 나는 뉴욕에서 선생님을 만났다. 선생님은 맨해튼으로 2시간을 달려와 정통 ‘웨스턴 스타일 바비큐’를 사주셨다. 그리고 식사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 자신의 블로그에 올려놓았다. 당신도 할 수 있어요. Yes, you can.

 

< 유캔 여사 youcanlady@gmail.net >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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