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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호표 박사의 고전으로 가요읽기]f(x)의 ‘피노키오’와 척하면 알기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1-05-13 04:4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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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x)가 부른 ‘피노키오’는 밝고 경쾌한 댄스곡입니다. 처음으로 사랑을 느낀 소녀가 호기심으로 상대를 분석하고 있지요. 사랑을 알아가는 과정을 동화 속 주인공 ‘피노키오’를 통해 이야기합니다. 친근한 주인공 ‘피노키오’를 등장시켜 ‘댄스 동요’ 같은 느낌을 줍니다.

어디보자 읽어보자 네 맘을 털어보자/에메랄드 훔쳐 박은 눈동자 스륵스륵/머리부터 발끝까지 스캔해 징징윙윙/칼날보다 차갑게 그 껍질 벗겨내/난 지금 Danger 한 겹 두 겹 페이스트리처럼 얇게요…/너밖에 모르는 내가 됐어/아슬아슬 위태위태 시작되는 쇼!/따랏따랏 땃따따…/조각조각 땃따따/궁금투성이의 너(딱 꼼짝 마라 너)/맘에 들게 널 다시 조립할거야….


주인공은 상대를 아메리카에, 자신을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에 비유합니다. 주인공은 상대밖에 모르게 되는 새로운 경험을 하고 상대를 깊이 알고 싶어 합니다. 당연하지요.
여기까지는 좋습니다. 그런데 상대를 아는 방법과 태도가 문제입니다.
칼날보다 차갑게 상대의 껍질을 벗겨내고 한 겹 두 겹 페이스트리처럼 얇게 반죽해 상대를 하나하나 분석하겠다는 것입니다. 궁금한 것투성이인 상대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캔’하고 조각조각 부숴 보겠다고 하네요. 부속품처럼 다 뜯어보겠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상대의 암호를 푸는 열쇠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맘에 들게 널 다시 조립할거야’라고 다짐합니다. 주인공은 자기 맘에 들게 다시 조립하고 나서 상대가 완벽하게 다시 태어난 거라고 합니다.
물론 이렇게 아는 것도 아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조각조각 떼어낸다고 마음이 드러나나요? 더구나 사랑하는 사람을 멋대로 ‘조립’할 수 있을까요? 그게 사랑일까요? 사람을 ‘나무 로봇’인 피노키오처럼 취급하는 것 아닐까요? 있는 그대로를 사랑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요?
맹자는 “배우지 않아도 할 수 있는 것이 양능이고, 헤아려보지 않고도 알 수 있는 것은 양지다”라고 말했어요. 요즘 말로 ‘척하면 안다’가 양지(良知)입니다. 요것조것 따져 아는 것이 아니라 그냥 아는 것입니다. ‘사람이 되는 공부’(學)로 이 경지에 이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린이 같은 순수한 마음을 계속 지니고 있으면 마음으로 그냥 알게 된다는 것이지요. 사람은 원래 그렇게 태어난 것이니까요.
그 순정의 사랑은 이 노래처럼 ‘아슬아슬 위태위태’하게 시작되는 ‘쇼’가 아니겠지요.

 

< 홍호표 어린이동아 국장 hphong@donga.com >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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