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은 큰아이를 지극정성으로 가르쳤고, 무엇보다 격조 높은 영어표현을 익히게 했다. 조금이라도 품격이 떨어지는 영어를 쓰면 반드시 바로잡아 주셨다. 훗날 아이가 영어를 공부하며 선생님이 가르친 영어가 얼마나 고급 표현인지를 절감했다고 한다. 덕분에 큰아이는 지금도 “영국 악센트가 있다”는 소리를 미국인들에게서 듣는다.
한동안 기다린 끝에 앨리슨 선생님의 e메일을 받았다. 그 뒤 연락이 이어지다가 큰아이가 컬럼비아대에 진학하면서 선생님과 뉴욕에서 재회했다.
선생님은 뉴욕 맨해튼과 롱아일랜드에 집이 있어서 미국의 명절이나 기념일은 물론 평소에도 큰아이를 불러 음식을 해 먹이고 학교생활에도 많은 조언을 해주신다. 버몬트 주 별장에도 초대하면서 비행기 표까지 보내 주었다.
미국을 떠나기 직전 우리는 두 아이의 반 친구 모두를 초대해 정원에서 바비큐 파티를 열었다. 담임선생님과 학부모들도 초대했다. 학기 중에 미리 초대장을 보냈다. 참석할 수 없다던 한 엄마는 뒤늦게 “가도 되느냐”고 물어오기도 했다.
파티 때마다 늘 한국음식을 준비했다. ‘귀국 파티’에서도 갈비를 불고기 양념에 절였다가 뒷마당 잔디밭에서 차콜 불에 올려 바비큐로 만들었다. 상추를 씻어 놓고 한국식으로 싸서 먹게 했다. 소스는 고추장이었다. 밥은 찹쌀을 섞어 압력밥솥에 지었더니 모두들 “이게 무슨 밥이냐”며 맛있게 먹었다. 김밥도 만들어 내놓았다.
잔디밭에는 자치기 도구와 팽이 등 한국식 놀이시설을 갖춰놓았다. 야구공과 글러브, 게이트볼도 준비했고 농구대에서 농구도 할 수 있게 했다. 물 호스를 틀어놓자 남녀어린이들이 수영복 차림으로 하루 종일 뛰놀았다.
이날 앨리슨 선생님은 남편과 함께 와 즐겁게 어울렸다. 큰아이는 귀국 직전 한국 스승의 날에 선생님께 카드를 써드렸고 다시 연락이 된 뒤로는 스승의 날에 항상 e메일을 보냈다. 그 인연은 지금 뉴욕에서 이어지고 있다. 당신도 할 수 있어요. Yes, you can.
< 유캔 여사 youcanlady@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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