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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Books]낮은 자세로 세상을 품은 김수환 추기경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1-04-06 04: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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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될까보다 어떻게 살까를 꿈꿔라 / 명진출판 펴냄

“주여, 나를 평화의 도구로 써주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상처가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의혹이 있는 곳에 믿음을 심게 하소서.”
6·25전쟁 중인 1951년 9월 15일 서른 살의 한 청년이 사제품을 받았다. 예순아홉의 어머니는 신부가 된 아들을 조용히 지켜봤다.
일제 식민지 조국에서 태어나 일본 학도병으로 태평양 전쟁에 참전하고 독립된 나라로 돌아와 고뇌 끝에 내린 결정이다. 청년의 이름은 김수환. 그는 가난과 정의 용기를 실천해 훗날 세계 최연소 추기경에 오른다.

 

●도전과 열정

 

“세상이 우리를 어떻게 보는지 정확하게 알아야만 우리에게 비전이 있습니다. 그래야 고칠 것은 고치고 바로 잡을 것은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김 추기경이 1963년 ‘가톨릭시보’를 만들 때 강조한 말이다.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가톨릭의 교세가 크지 않았다. 김 추기경은 처한 현실을 잘 파악하고 열정을 가지고 대처하면 문이 열릴 것이라고 믿었다.
독자 수가 2만 부였던 시보가 김 추기경이 신문을 만들던 시기에 6만 부까지 늘어난 것을 보면 그의 열정이 어땠는지 짐작할 수 있다.
1968년 그의 열정은 마산교구 주교로 이어졌다.
“순명하겠습니다.”
순명은 가톨릭에서 사용하는 말로 ‘명령에 따르겠다’는 뜻이다. 2년 후 김 추기경은 서울대교구장으로 임명된다.
세상은 무명의 교구장에 대해 궁금해 했다. 김 추기경은 사목 표어로 이를 대신했다.
“나는 이미 모든 것을 교회에 바친 사람입니다. 2년 전 주교품을 받을 때 정한 사목 표어 ‘여러분과 모든 이를 위하여’를 되새겨 봅니다….”
취임 미사에서 그는 ‘세상 속 교회’를 강조했다. 그리고 실천했다. 이듬해 로마교황청은 낮은 자세로 세상을 품어 안은 그에게 ‘세계 최연소 추기경’ 직함을 내렸다.

 

●소통없이 사랑을 말하지 말라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사랑하고 또 사랑하라. 그리고 용서하라.”
고(故) 법정 스님이 김 추기경과의 이별을 슬퍼하며 지은 추모시다. 두 사람은 종교는 달라도 늘 소통하며 우정을 지켜나간 사이.
용기 있는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어쩌면 이렇게 복잡한 세상을 묵묵히 ‘바보’처럼 한 길을 가야 한다는 것은 아닐까.
2009년 2월 16일 선종한 김 추기경. 그는 종교 신분 계층 이념을 초월해 늘 낮은 곳에서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의 빛과 소금이 되었고 스스로 바보라 부를 만큼 겸손한 삶을 살았다. 1970, 80년대 정치적 격변기엔 민주와 정의의 가치를 지켜내는 데 헌신했다.
김수환 추기경의 일대기를 엮은 청소년 롤모델 시리즈. 김 추기경의 일대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바보야’는 21일 개봉한다. 김원석 지음. 1만4000원.

 

 

< 허운주 기자 apple297@donga.com >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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