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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캔 여사의 할 수 있어요!]사커보이와 슬립오버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1-04-04 04:4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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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아이의 별명은 ‘싸보’다. 사커보이를 줄여 친구들이 그렇게 불렀다. 축구경기를 보는 것을 좋아했고 세계 축구팀과 선수들의 족보를 줄줄이 꿰고 있었다. 한국에서 방과 후에는 늘 친구들과 축구를 즐겼다.
“엄마, 운동장이 잔디구장이에요!” 미국에 있는 동안 학교에 갔다 오면 싸보가 제일 먼저 했던 말이다. 전학가자마자 반 친구들이 축구를 한다기에 싸보도 어울렸다. 말도 서툴고 모든 것이 어설프던 시절이었다. 당연히 친구도 없었고.
축구공 주인이 팀을 나누었다. 싸보는 처음에 공의 주인 팀에 들지 못하고 상대 팀에 편성됐다. 공의 주인은 실력을 알지도 못하는 동양 아이를 자기 편에 넣었다가는 전력에 차질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을 거다. 그날 싸보가 속한 팀은 주인 팀을 대파했다. 물론 싸보의 활약이 빛났다. 한국에서 매일 갈고닦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것. 거의 중앙선에서 날린 공이 골망을 가르자 상대 골키퍼가 싸보에게 와 “정말 대단한 슛”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이번에는 싸보가 놀랐다. 우리 팀원이 잘했다고 하는 건 당연한데 상대 골키퍼까지 칭찬하다니! 이후 싸보는 항상 공의 주인 팀에 편성됐다.
이를 계기로 친구들과 친해져 ‘슬립오버(sleepover· 친한 친구 집에서 하룻밤 자는 것)’를 자주 했다.
미국 학생들은 자러 올 때면 꼭 베개를 안고 왔다. 미국에서 슬립오버는 중요하다. 처음에는 학부모 모임이나 담임선생님을 통해 우리 집 ‘배경’을 알아본 뒤 낮에 잠깐씩 서로 방문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다 믿을 만해지면 슬립오버로 이어진다. 슬립오버 여부로 미국 학생들과 친구로서 진정한 교류가 이뤄지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영어는 그 친구들과 뒹굴면서 저절로 배울 수 있다. 귀국할 무렵 친구들은 싸보에게 “돌아가지 말라”고 말렸다. 어떤 친구는 유소년축구팀에서 같이 활동하자고 해 함께 테스트를 받기도 했다. 물론 합격했다. 싸보 친구 제임스가 심각한 얼굴로 싸보에게 물었다.
“왜 한국으로 가야 하지? 너희 집 돈은 누가 벌어?”
“아빠가 벌어.”(싸보)
“아빠는 뭐라고 하셔?”
“돌아가야 한다고 하셔.”(싸보)
“그러면 돌아가야겠구나.”
제임스는 낙심했다.
당신도 할 수 있어요. Yes, you can.

 

<유캔 youcanlady@gmail.com >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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