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을 다한 숭고한 희생 한주호 / 문이당어린이 펴냄
“주호는 어두운 것이 싫었다. 밤에 잘 때도 꼭 엄마 곁에 붙어 잠이 들었다. 그리고 특히 개와 파충류를 무서워했다….”
동네 친구들은 주호를 울보 겁쟁이라고 놀렸다. 하지만 형이 있어서 언제나 든든했다. 겨울 방학이면 언제나 연날리기 대회가 열렸다. 하지만 주호는 늘 구경만 했다. 형은 주호에게 방패연을 만들어 주며 연싸움에 나서길 권했다.
‘바람을 타는 거야. 바람에 몸을 맡기는 거야.’
형의 말은 옳았다. 주호는 친구들의 가오리연을 모두 끊는 데 성공했다. 그 사건 이후로 친구들은 더는 ‘울보’라고 놀리지 않았다.
이 일은 주호를 바꾼 사건이다. 이후 주호는 어떤 고난도 두려워하지 않고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 외진 곳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일을 수행하는 사람이 됐다.
이 소년은 자라서 어떻게 됐을까. 지난해 백령도에서 침몰한 천안함 승조원들을 구하려다 순직한 고 한주호 준위가 주인공이다.
한 준위는 “사고 해역은 조류가 거세고 수심이 깊어 후배들에게만 맡겨서는 위험하다”며 곧장 백령도 앞바다로 달려갔다. 하루 한 번 잠수하기도 힘든 악조건이었지만 그는 두 번씩 칠흑 같은 바다에 몸을 던졌다. 그렇게 한 준위는 그가 그토록 사랑하던 바다에서 떠났다.
한 준위의 성장과정과 천안함 구조 상황을 생생하게 재현했다. 2011학년도 6학년 도덕 교과서 ‘생활의 길잡이’에는 한 준위의 희생정신이 고스란히 실려 있다. 권정현 지음, 이정선 그림. 9800원.
< 허운주 기자 apple297@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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