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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각 지존]게임으로 교육 ‘G러닝’ 도입 위정현 중앙대 교수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1-03-22 04: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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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 갖춘 다양한 ‘문제아’ 감싸줘야 아이폰 만들죠”

[생각 지존]게임으로 교육 ‘G러닝’ 도입 위정현 중앙대 교수

“좋게 말해 집중 트레이닝이지, 나쁘게 표현하면 문제 찍는 기계를 만드는 것이죠.”
위정현 중앙대 교수가 바라보는 ‘학원뺑뺑이’에 대한 생각이다. 위 교수는 게임으로 공부하는 ‘G러닝’을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도입한 인물. 그가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방문교수를 마치고 최근 돌아왔다.

 

●선생님이 게임 속 캐릭터로?
위 교수는 온라인게임을 ‘소셜미디어’로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어린이들은 오래전부터 게임을 미디어로 활용하고 있어요. 게임하면서 채팅으로 안부도 묻고 길드(팀)도 만들죠. 학교 선생님이 아이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게임을 알 필요가 있는 것이죠.”
위 교수는 학교 G러닝에 현장 이야기를 덧붙인다. 담임선생님이 게임 속 캐릭터로 변신한 것을 보면 아이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했던 것.
“퀘스트(임무)를 받기 위해 선생님 캐릭터 뒤로 아이들이 오리처럼 따라 다니며 공부에 집중해 있는 모습을 보면 ‘왕따’나 공부만 잘하고 ‘왕재수 범생이’는 찾기 힘들었습니다.”
무언가 재미를 던져주면 아이들의 몰입도가 커진다는 뜻이다.

 

●놀이로 소통하는 미국 교육
“초교 3학년 딸이 미국에 있는 동안 여자축구클럽에 들어가 매주 일요일 리그전을 했어요. 꿈이 축구선수가 아닌데 말이죠. 공부는 중간 정도는 하고 노는 것은 상위권이죠.^^ 미국 어린이들은 스포츠를 통해 친구와 관계를 만들고 소통을 하는 것 같았어요. 아이가 한국에 있었다면 그 시간에 엄마 손에 이끌려 이 학원 저 학원으로 다녔겠죠.”
위 교수는 미국에 체류하는 동안 미국식 교육이 왜 힘을 갖는지 깨달은 듯했다.
“우리나라 아이들은 엄마나 선생님이 ‘서울대’라는 깃발을 꽂고 ‘돌격 앞으로 하면’ 잘 따라가요. 하지만 직접 깃발을 만들거나 꽂지는 못해요. 자기가 하는 일에서 실패를 하며 시행착오를 겪고 ‘세팅’하는 훈련을 해야 하는데 엄마가 시키는 대로 따라만 하는 거죠. 아이비리그 들어갈 때 에세이도 학원가서 쓰는 경우도 있으니 말 다했죠. ^^”
위 교수는 이런 차이가 IT강국 한국이 ‘아이폰’을 만들지 못한 점과 관련 있다고 덧붙였다.

 

●게임vs 교육
학부모들은 게임과 전쟁에 이겨야 아이들이 비로소 공부에 정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위 교수 생각은 어떨까.
“2002년에 게임은 ‘중독’ 때문에 사회적 공격 대상이었습니다. 저는 왜 이렇게 사람들이 몰입할까 궁금했습니다. 이 몰입을 공부에 이용하면 어떨까 생각해 연구소도 만들었지요.”
역발상을 한 것. 하지만 위 교수가 경영학 학회에서 ‘G러닝’ 아이디어를 발표하자 반응은 냉담했다. 한마디로 ‘게임으로 무슨 교육을…’하는 분위기였던 것.
“말로 하니 이해 못하는 것 같아 보여줄 방법을 찾았죠. 2003년 중앙대 경영학과 4학년의 ‘경영전략론’ 수업에 온라인게임 ‘거상’으로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학생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죠. 항상 어른이 문제지 아이들은 문제가 없거든요.”
결국 통했다. 그의 이런 역발상은 2009년 초등학교에서도 G러닝 수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전문성 있는 ‘문제아’ 필요하다
“친환경 식품이 아니라 ‘정크 푸드’를 먹이니 그게 문제죠. 스스로 할 수 있는 힘을 키우지 못하면 매일 햄버거와 피자만 먹이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대학에 가서 비만과 당뇨병을 고치려면 너무 늦어요.”
위 교수는 대한민국 아이들의 ‘게임중독’보다 ‘독립심’을 걱정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게임 1세대’ 김정주(NXC), 김택진(엔씨소프트) 대표 등과 함께 서울대 동창이다.
“둘 다 서울대 재학 시절 ‘문제아’ 소리를 들었습니다. 아, 해외에도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마크 저커버그 같은 ‘문제아’들이 있네요. 다 하버드대 중퇴생들이죠. ^^.”
위 교수는 검증된 교육법도 필요하지만 다양한 ‘문제아’를 만드는 교육이 필요한 시대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 글·사진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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