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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캔 여사의 할 수 있어요!]영어테스트와 포카혼타스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1-03-21 05: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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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는 각각 초등 6학년과 2학년 때 가족과 함께 미국 뉴욕 주 롱아일랜드에서 1년을 지냈다. 남편이 연수를 떠났기 때문이다. 미국으로 떠나기 직전 큰아이는 한 달 남짓 외국인이 있는 영어학원에 다녀 겨우 몇 마디 할 정도였다. 작은아들은 그나마 학원에 다니지 않았다. 두 아이에게 알파벳만 가르쳐 이름만 쓸 수 있게 해 데려갔다. 당시엔 초등학교에 영어과목이 없었다.
미국에서 살던 마을은 집집이 넓은 정원과 잔디밭에 호수 같은 바다가 마을 깊숙이 들어와 있는 곳이었다. 계절마다 집들이 꽃 속에 묻히고 봄에는 집 주위에 수선화가 지천으로 피어 지금도 수선화를 보면 한참을 들여다보며 그때를 생각한다. 뒤뜰에는 너구리도 살았다.
우리 동네 학군인 ‘스리빌리지’ 교육청에 전학 수속을 하러 갔다. 교육청에서는 우리 아이들의 영어 테스트를 거쳐 ESL 클래스가 있는 학교로 배정했다. 집 가까이 있는 학교에 ESL 클래스가 없어 옆 동네 학교로 배정받았다. 물론 아침마다 노란색 스쿨버스가 아이들을 데리러 문 앞까지 왔다.
교육청 영어 테스트 때 선생님은 장난감 모형을 이것저것 준비하여 영어로 알고 있는지를 아이들에게 물어보았다. 테스트를 마친 선생님은 작은아이를 가리키며 “He knows everything”이라면서 환하게 웃었다. 여자 인형을 들고 무엇이냐고 물어보았더니 “포카혼타스”라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포카혼타스’라는 만화영화를 본 기억이 그런 대답을 하게 했던 모양이다. 선생님이 남자 인형과 여자 인형을 들고 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 ‘보이’와 ‘걸’이란 단어를 물어본 것 같다. 작은아이는 당시 이런 단어조차 몰랐다. 엄밀히 말해 틀린 답에 대해 이렇게 표현해준 선생님! 긴장이 풀렸다. 그 뒤 우리는 결국 포카혼타스 동상이 있는 남부 제임스타운으로 여행을 갔다.
보통 ESL 과정을 마치는 데 3년이 걸린다고 한다. 그런데 ‘포카혼타스 수준’이던 작은아이는 1년 안에 ESL을 완전히 끝냈다. 미국 초등 2학년과 영어 수준이 같아졌다는 뜻이다. 큰아이는 말하기는 넉넉히 통과했고 나머지는 중학생 수준에 ‘2% 부족’해 다시 시험을 볼 기회가 주어졌지만 귀국하는 바람에 끝났다.
당신도 할 수 있어요. Yes, you can.

 

< youcanlady@gmail.com >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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