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냐 아동문학상은 세계 어린이들의 독서 수준을 가늠하는 바로미터다. 최고상인 라가치상을 받은 작가들의 작품이 새 학년을 맞아 나왔다. 나와 다르지만 함께 살아간다는 메시지를 담은 두 책은 새 학년이 돼 교실 문을 열기 다소 쑥스러운 어린이들에게 용기를 준다.
●거짓말 같은 이야기(강경수 글· 그림/ 시공주니어)
지구촌 친구들 고민 들어보자 |
그런데 하산은 광부의 모자를 쓰고 있다. 키르기스스탄에 사는 하산은 배고픈 동생들을 위해 매일 지하 갱도에서 50kg이 넘는 석탄을 실어 올린다.
“안녕, 내 이름은 파니어야.”
파니어 손에는 상처가 있다. 인도에 사는 파니어는 집안의 빚을 갚기 위해 매일 14시간씩 카펫을 짜고 있다.
“안녕, 내 이름은 키잠부야.”
웃통을 벗은 키잠부의 몸에 갈비뼈가 앙상히 드러나 있다. 우간다에 사는 키잠부는 말라리아에 걸렸다. 매년 11만 명의 어린이가 우간다에서 죽어간다.
똑같은 인사말을 하지만 서로 다른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지구촌 친구들의 인사가 거짓말 같다. 2011년 라가치상 수상작. 9500원.
●루와 린덴 언제나 함께(고테마리 루이 글/ 기타미 요코 그림/ 한림출판사)
단짝과 반 달라져 어떡해요 |
루가 고양이 린덴에게 말한다. 루가 떠난 후 린덴은 숲 속 친구들과 즐겁게 지낸다. 루가 없어도 외롭지 않을 것 같다.
그런데 다람쥐 삼형제와 놀고 난 후에도, 거북 할아버지의 신나는 이야기를 들은 후에도, 참 예쁜 날개를 가진 배추흰나비를 만난 후에도 늘 생각하는 것은 오로지 ‘루’다.
‘루는 지금쯤 어디에 있을까. 돌아오기는 할까.’
린덴은 루가 그립다.
루도 마찬가지다.
단짝 친구가 새 학년이 돼 반이 바뀌면 어떤 느낌이 들까. 루와 린덴이 그 마음을 대신한다. 1만 원.
< 허운주 기자 apple297@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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