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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Books]조선에 코끼리가 살았는데… 어쩌다 귀양을 갔더란다
  • 어린이동아 취재팀
  • 2011-01-18 18:2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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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양 간 코끼리 / 뜨인돌어린이 펴냄

[I♥Books]조선에 코끼리가 살았는데… 어쩌다 귀양을 갔더란다

제목은 ‘논픽션(nonfiction)’이다.
상상력을 발휘해 어떤 사건인지 추적해 보자. 귀양이라는 단어를 보면 왕이 다스린 시대일 듯하다. 코끼리는 귀양을 갈 만큼 큰 사고를 쳤을 것이고, 그 일은 왕과 관련이 있다. 그럼 왕실 기록에 남아 있을 것이다.
“태종 11년(1411년) 2월에 일본의 왕 원의지가 우리나라에 없는 코끼리를 바쳐 사복시에서 기르게 하였다. 이듬해 12월에 공조전서인 이우가 코끼리가 못생겼다고 비웃고 침을 뱉다 밟혀 죽는 사건이 터졌다. 결국 코끼리는 전라도 순천부의 장도라는 섬으로 유배를 가게 되었다. 그러나 코끼리는 수초를 먹지 않아 날로 수척해졌고, 사람만 보면 눈물을 흘리곤 하였다. 세종 3년(1421년) 3월에 임금이 불쌍히 여겨 물과 풀이 좋은 곳을 가려서 코끼리를 내어놓고, 병들어 죽지 말게 하라는 어명을 내렸다.”
조선왕조실록에 나오는 내용이다. 추리는 대략 맞아떨어졌다. 하지만 1411년과 1421년 사이 유배 간 코끼리와 조선 사람들이 겪은 일들은 ‘상상’에 의존해야 한다.

○ 섬에 나타난 괴물

“으악! 괴물이다.”
조용한 섬이 시끌벅적해졌다.
“엄청난 군선이 포구에 닿았어. 한양 마포나루에서 왔대.”
삼식이가 개동이의 옷소매를 끌며 말한다. 헐레벌떡 포구에 도착한 둘의 입이 딱 벌어진다.
우람한 덩치는 나무등걸과 같았고, 단단한 머리는 바위를 닮았으며, 넓적한 귀는 홍어와 비슷했다. 쭈글쭈글한 몸에 털은 거의 없었고, 입에는 꼬챙이 같은 앞니 두 개가 삐죽 튀어나와 있었다.
한양에서 온 의금부 도사는 이 괴물의 이름은 코가 길어 ‘코끼리’라고 하며, 나라에 죄를 지어 이곳으로 벌 받으러 왔다고 한다. 명나라 사육사가 기른다니 좀 안심이다.
하지만 삼식이와 개동이는 자꾸만 그 요상한 괴물이 궁금하고 뭘 먹는지 어떻게 자는지 궁금하다.

○ 코끼리에게 조기를?

“전 그냥 코끼리하고 벗이 되고 싶었어요. 그래서 조기를 준 건데….”
삼식이가 울음을 터뜨리자 명나라에서 왔다는 사육사가 화를 내며 어설픈 조선말로 코끼리는 풀만 먹는 초식동물이라서 조기를 안 먹는다는 설명을 붙인다.
삼식이가 자기 집에서 제일 실한 조기를 코끼리에게 가져다 준 이유를 개동이는 안다. 사육사의 딸 ‘밍밍’ 때문이다. 예쁘고 글까지 읽을 줄 아는 소녀에게 마음이 있는 것.
코끼리에 집중된 이야기는 사춘기 소년 소녀의 마음과 대국 ‘명나라’에서 왔다며 조선을 업신여기는 사육사, 순박한 마을 사람들이 펼치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속도감 있게 전개된다.
기록은 상상의 밑거름이다. 저자는 실록에 쓰인 몇 줄의 글로 한편의 동화를 완성했다. 팩트(fact)의 힘이 무엇인가를 보여준다. 김문태 지음, 허구 그림. 9800원.

허운주 기자 apple297@donga.com
어린이동아 취재팀 kid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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